•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7-28 22:02
 글쓴이 : 강북수유리
조회 : 91  

 

남으로 창을 내겠소

 

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김희보 엮음한국의 명시(가람기획 증보판, 2003)

시집망향(문장사, 1939)

 

 

 

  종편채널을 돌리다보면 귀촌, 귀농하는 프로그램도 방영하지만 이른바 자연인이라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오지에서 홀로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개그맨이 출연하여 이삼일 같이 생활하며 자연인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백석 시인은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라고 하는데 이 자연인이라는 사람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정말 자연이 좋아서 아내와 허락과 자식들의 동의하에 들어온 사람들도 있지만 거의 세상에 져서? 들어온 사람들이다.

     

  사업을 실패하고 재기를 노리며 절치부심하다 그마저도 안 돼 심신이 피폐해져 시난고난 병고에 시달리 스스로 세상을 버린 사람들이다. 종편들이 이 방송을 하는 이유와 목적이 무엇이든 그렇다고 해서 이 사람들이 시청자들에게 동정을 받거나 안타까움을 자아내지는 않는다. 이런 곳에 들어와서 사는 자연인들의 생활상은 초라하지만 마음과 몸은 건강하다. 오히려 저렇게 하지 못하는 것을 자신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일면 긍정과 어떤 대리만족 같은 것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고개를 넘어서는 사람들은 물질보다 중요한 것이 건강이라는 것을 피부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원시 하면 일어나 지금 가리,/이니스프리로 가리로 시작되는 예이츠의 이니스프리 호수섬이 생각나는데 그래도 전원시의 백미하면 이태백의 산중문답을 꽂는다. 우리나라 많은 시인들도 전원을 노래했다. 조지훈 시인의 산중문답(山中問答)도 있고 주요한 시인의 전원송(田園訟)도 있다. 이 외에도 많은 시인들이 자화상처럼 전원시도 한 편씩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원시의 백미를 꼽는다면 김상용 시인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가 아닌가 싶다.

 

  먹을 만큼 심고 거두고 조금 남아돌면 나눠주면서 유유자적의 삶이 한가롭다. 이 시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화룡정점은 바로 마지막 3연의 두 행인데 왜 그런 곳에 가서 사느냐고 도회인들이 물어보면 그냥 웃는다고 한다. 이 웃음에는 모든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질문하는 이에 따라 이 대답은 다른 뉘앙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각자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물어보라. 나에게는 어떤 대답이 들려올까.

전원시 모음 - 이백/조지훈/이기철/김상용/예이츠/민병찬/주요한 외...

http://blog.daum.net/threehornmountain/1374601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내가 읽은 시 이용안내 조경희 07-07 16998
1347 일회용 봄 / 이규리 鵲巢 00:21 8
1346 그래서 / 문현미 鵲巢 08-15 29
1345 그늘 / 이상국 湖巖 08-15 39
1344 거미의 각도 / 김도이 鵲巢 08-15 24
1343 좌파/우파/허파 / 김승희 鵲巢 08-14 26
1342 곡두 / 김준태(豁然) (2) 鵲巢 08-14 70
1341 시간 / 여성민 鵲巢 08-13 47
1340 누드와 거울 / 심은섭 鵲巢 08-12 53
1339 좀비극장 / 박지웅 鵲巢 08-12 57
1338 연기(煙氣) / 김수영 湖巖 08-12 51
1337 조응照應의 푸른 방향성 / 고은산 鵲巢 08-12 38
1336 於 芻仙齋 추선재에서 / 강 경우 鵲巢 08-11 30
1335 오리털파카신 / 문보영 鵲巢 08-11 37
1334 도시가 키운 섬 /최삼용 강북수유리 08-11 35
1333 나의 쪽으로 새는 / 문태준 鵲巢 08-10 75
1332 아스피린 / 문정영 湖巖 08-10 72
1331 외할머니의 시 외는 소리 / 문태준 鵲巢 08-09 85
1330 전봇대/이명숙 강북수유리 08-08 82
1329 인사동 그곳에 가고 싶다 / 서동균 湖巖 08-07 95
1328 남겨진 체조 / 심지아 鵲巢 08-07 76
1327 변검 / 김선우 湖巖 08-05 91
1326 갈꽃이 피면 / 송기원 나싱그리 08-04 105
1325 벼루 / 이수정 鵲巢 08-04 75
1324 시의 시대 / 이창기 강북수유리 08-04 70
1323 백야 / 남길순 湖巖 08-02 116
1322 다시 /박노해 강북수유리 07-31 162
1321 장대와 비 사이 / 조영란 湖巖 07-31 106
1320 남으로 창을 내겠소/김상용 강북수유리 07-28 92
1319 캉캉치마 / 김미령 湖巖 07-28 95
1318 털 난 꼬막 /박형권 강북수유리 07-27 101
1317 달북 / 문인수 湖巖 07-26 149
1316 길 / 김기림 湖巖 07-24 207
1315 외롭다는 것은 / 박일 성율 07-22 262
1314 호랑이는 고양이과다 / 최정례 湖巖 07-21 90
1313 입산한 내가 하산한 너에게 - 이기와 푸른행성 07-20 171
1312 북 항 / 권대웅 湖巖 07-19 132
1311 지평 - 강경우 푸른행성 07-18 170
1310 만들 것인가, 만들어 낼 것인가[분실/박소미 외 2] 金離律 07-17 125
1309 고사목 / 최을원 湖巖 07-17 129
1308 기염 / 정 문 푸른행성 07-16 129
1307 우포에 비가 내린다 / 송하 푸른행성 07-15 182
1306 살아남아 고뇌하는 이를 위하여 / 칼릴 … 푸른행성 07-14 170
1305 운우지정(雲雨之情) /이선이 강북수유리 07-14 139
1304 국립낱말과학수사원 /함기석 활연 07-13 139
1303 튤립 / 송찬호 湖巖 07-13 161
1302 모닥불 / 백석 푸른행성 07-12 199
1301 가죽나무 /도종환 강북수유리 07-11 175
1300 불광천 / 홍일표 湖巖 07-11 99
1299 길 위의 식사 / 이재무 푸른행성 07-11 156
1298 핏덩어리 시계 / 김혜순 활연 07-10 172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