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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8-10 13:04
 글쓴이 : 鵲巢
조회 : 75  

나의 쪽으로 새는 / 문태준

 

 

 

 

     나의 가늘은 가지 위에 새 두 마리가 와서 울고 있었습니다

     나는 나의 창을 조금 더 열어놓았습니다

     새의 울음은 나의 밥상과 신발과 펼친 책과 갈라진 벽의 틈과 내가 사랑했던 여인의 뺨 위에 눈부시게 떨어져 내렸습니다

     나는 능소화가 핀 것을 보고 있었고 새는 능소화의 웃음 속으로 날아갔습니다

     날아가더니 마른 길을 끌고 오고 돌풍을 몰고 오고 소리를 잃은 아이를 데려오고 가지꽃을 꺾어 오고 그늘을 깎아 오고 늙은 얼굴과 함께 오고 상여를 메고 왔습니다

     그러나 웬일인지 그것들은 하나의 유원지처럼 환했습니다

     그것들은 하나하나의 고음(高音)이었습니다

     어떻게 그 크고 무거운 것들을 아득한 옛날로부터 물고 오는지 알 수 없었으나

     그것들과 함께 와서도 나의 가늘은 가지 위에 가만히 올라앉아 있었습니다

     나의 쪽으로 새는 흔들리는 가늘은 가지를 물결을 밀어 보내고 있었습니다

 

 

 

鵲巢感想文

     새는 가장 마음 아프게 했던 새를 잊지 못합니다. 그것은 또 다른 나 자신일 수도 있으며 타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새는 과거를 잊지 못해 과거의 어떤 한 장면을 새처럼 몰고 오는 것입니다. 그 새는 결코 굵고 실한 것으로 아주 또렷하게 오지는 않습니다. 가늘고 여릿하고 나약하게 또 마음 아프면서도 간헐적으로 날아오는 것이지요.

     새는 언제나 과거의 지푸라기로 현재의 바늘에 꿰어 집을 짓습니다. 이것은 그 어떤 새와도 연관성을 가지며 미래의 삶을 갈구합니다.

 

     그러나 새는 앞을 보고 가는 또 다른 새의 발목을 잡고 맙니다. 바늘처럼 급소를 찌르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편지를 쓰고 능소화 같은 하얀 민낯이 부끄러워 붉은 낯빛을 띄우기도 합니다. 그러나 과거를 몰고 온 새는 꽃 속에 머금으며 하얀 웃음만 띄웁니다.

 

     그러나 새는 늘 날아갑니다. 시들어가는 수풀에 가지요, 그 수풀은 열한 번째 달의 끝에 있습니다. 마르고 돌풍을 몰고 소리를 잃은 새처럼, 고요한 명상처럼 오기도 해서 새는 이렇게 말합니다. 볼륨을 높여주세요, 주위가 산만해서 잘 들을 수 없었습니다. 눈 좀 더 떠보세요, 새는 눈처럼 오니까 까딱 잘못하면 녹고 맙니다. 그러니까 혁명의 장과 불새는 반드시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새는 퍼뜩 깨고 맙니다.

 

     그러나 웬일인지 그것들은 하나의 유원지처럼 환해서 소란스럽고 천진난만한 웃음만 띄우게 되죠.

 

     과거에서 더는 날지 못한 새와 과거에서 더는 고통받지 않는 새와 바늘처럼 꿴 하루를 우리는 늘 잊지 못해 집을 짓고 사는 것입니다. 이제는 풀어야 할 때입니다. 천정 확 뚫은 하늘로 두 날개 곧게 펼쳐 날려 봅시다. 그래요 알람시계처럼 그렇게 날려 보내세요. 시원섭섭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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