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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전용)

 ☞ 舊. 추천시

 

■ 엄선된 시를 중견작가의 시평 등과 함께 감상하는 공간입니다

 
작성일 : 17-10-29 23:32
 글쓴이 : 양현근
조회 : 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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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Heosu님
    

[월간 조세금융 2017. 11월호]


부쟁이 / 박해옥

 

 

저녁놀 비끼는 가을언덕에

새하얀 앞치마 정갈히 차려입은 꼬맹이 새댁

살포시 웃음 띤듯하지만

꽃빛을 보면 알아

울음을 깨물고 있는 게야

 

두 귀를 둥글게 열어 들어보니

내 고향 억양이네

정성스레 냄새를 맡아보니

무명적삼서 배어나던 울엄니 땀내

울먹대는 사연을 들어보니

무망중에 떠나온 길이 마지막이었다는

 

고향집 언저리에 지천으로 피어있던

쑥부쟁이야 쑥부쟁이야

층층시하 시집살이가 고달픈 거니

오매불망 친정붙이들 그리운 거니

 

옮겨 앉은 자리가 정 안 붙고 추운 것은

돌아갈 옛집을 갈 수 없기 때문이야

 


[감상]

 

가을 볕 고운 어느 날,

하얀 웃음인 듯 울음인 듯 남모를 슬픔을 살포시 베어 문

쑥부쟁이의 모습이 어머니의 결 고운 슬픔이랑

맞닿아 있는 것을 봅니다.

시인의 눈길은 쑥부쟁이에서 새색시, 그리고 어머니의 사연으로

옮겨 앉으며 쓸쓸한 가을을 시린 가슴폭에 쓸어담고 있습니다.

시인의 삶에 대한 깊은 천착과 경륜이 가을 향기 가득한

쑥부쟁이가 되어 온 천지사방에 가득 피어난 것이겠지요

언덕배기의 쑥부쟁이에서 어머니와 새 울음소리와

아득한 그리움까지 길어올리는 詩心이 있어

이 가을이 외롭지 않습니다 (양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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