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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선된 시를 중견작가의 시평 등과 함께 감상하는 공간입니다

 
작성일 : 18-02-26 16:04
 글쓴이 : 양현근
조회 : 1619  

구슬을 꿰다

 

    조경희

 

 

아침부터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나는 구슬을 꿰기 시작한다

둥근 상심들을

모조리 한 곳에 끼우고 있는 시간

처마 끝을 타고 똑똑 떨어지는 투명한 구슬들은

무슨 상심이 그리 많은 지

꿰어도 꿰어도 끝이 없다

한알 두알 구슬은 무게를 더해가는데

비는 좀처럼 그칠 줄 모르고

,

무게를 견디기 힘들었는지 저절로 실이 끊어진다

도르르 방바닥에 굴러다니는 구슬들

저것들을 다시 꿰어야하는 일상들이

장롱 밑으로 숨는다.

 

 

[감상]

부질없는 걱정을 달고 사는 것이

어쩌면 삶인지도 모르겠다

처마 끝에 내리는 빗방울을 보면서도

구슬을 꿰듯 걱정을 한데 모은다

이런 저런 걱정과 근심으로 생각이 깊은 사이

비는 그칠 줄 모르고

그 무게를 차마 감당하지 못해

툭 끊어지는 저 일상의 실타래는 또 어찌할까

(양현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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