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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6-17 10:42
 글쓴이 : 라라리베
조회 : 535  

두 개의 문

                      

                             ㅡ신명

 

 

 

삐걱거리던 시간의 문이 열린다

 

문턱을 넘어 오는 활기찬 웃음소리

대청마루에 걸린 오후의 햇살이

소란스럽게 하얀 잇몸을 드러낸다

뽀얀 바람에 졸고 있는 하늘

세수를 말갛게 한 옷가지들이 구름을

몰아내고 있다

문지기 한 마리가 보초를 서고 있는

대문 안 풍경이다

 

잊고 지냈던 쪽문을 지난다

텅 빈 어둠으로 뒤뜰에 내려선다

 

여윈 얼굴을 보듬어 주는 손끝

짓이겨져 마디마다 아픔을 같이했던

붉은 꽃잎이 울어주는 울음이다

마른 장독대 위에 뒤척이던 달팽이는

잠들지 못한 날에 대한 절절한 안부를 묻는다

푸른 바다를 두르고 머리칼을 쓰다듬는

밤하늘이 이슬을 뿌려 놓은 듯 영롱하다

 

그리다 만 별자리

유난히 큰 별 하나가 눈을 맞춘다

한쪽 귀퉁이가 없지만 선연한 무늬

떨어져 나간 조각은 결국 못 찾을 것이다

나를 버리기로 했으므로

 

오래도록, 아픈 해가 몇 번이나 뜨고 지도록

뒷면도 없는 잠을 죽은 듯이 잤다

창밖엔 울컹 울컹

하얀 서리가 계절을 접으며 떠났다

 

혼자만의 시간을 벗어놓은 햇살이

슬픔에 깊게 패인 문짝을 밀고 나온다

 

첫눈처럼 뒷길을 돌아 내리는 목련

지워져 가는 막다른 기억이다


추영탑 17-06-17 11:42
 
두 개의 문,
하나는 나의 존재를 의식하며 재워주는 
세상의 문,
다른 하나는 너를 보내야 하는 마음의 문이
아닐까?

서정이 너무 깊어져서 들여다보는 눈이
돌아나올 길을 잃었습니다.

거기 내가 뒤로 빠져 나오는 문 하나 더
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
     
라라리베 17-06-17 12:03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참을 서서
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가는 한쪽 길을
멀리 끝까지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 생각했지요
풀이 무성하고 발길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그 길도 걷다 보면 지나간 자취가
두 길을 거의 같도록 하겠지만요

그날 아침 두 길은 똑같이 놓여 있었고
낙엽 위로는 아무런 발자국도 없었습니다
아, 나는 한쪽 길은 훗날을 위해 남겨 놓았습니다!
길이란 이어져 있어 계속 가야만 한다는 걸 알기에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거라 여기면서요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오래전 가슴에 와 닿았던 시입니다
인생은 늘 순간의 선택을 강요하지요

가지못한 길은 아쉬움으로 남게 되구요
소소한 일상에서도 반복되는 믾은 포기와 채움이
어떤 결과로 빚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알 수 없음이 타성을 벗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 됐든 자신이 선택한 길이 최고가 아니라도 최선이 되도록
만드는게 지혜로운 자로 남는 길이겠습니다

잘 빠져나오셨다니 다행입니다  추영탑 시인님ㅎㅎ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최현덕 17-06-17 13:35
 
시공을 넘나든 까무룩한 세월이
혼돈의 문을 2개 새끼 쳤군요
무를 네 등분하면 미각을 느끼는 혀끝이
이생각  저생각 하게 만들지요
인생,
쓴맛  단맛 다빠지면  꼬랑댕이만 덜렁 남습니다
남은  문을 열면 행복이 가득 쌓여있길 기원합니다
     
라라리베 17-06-17 14:29
 
문득 타이타닉의 주름진 할머니가 회상하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그렇게 정말 이제는 한순간이 십년 이십년 같을때
난 무엇을 손에 쥐고 있을까 말이죠

저도 잘 빠져 나오긴 했는데 이제 문도 몇개 안남은 것 같습니다
새로운 선택과 현실에서의 갈등을 내려놓는 시간에
음악을 듣고 시를 쓰고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갖는거죠

감사합니다 최현덕 시인님
시인님도 행복만이 가득한 날 저어가십시요^^~
김태운. 17-06-17 17:00
 
소담한 리베님에 시향에 숨 죽여 킁킁거리다 갑니다
막다른 기억 다시 떠올리며....

감사합니다
     
라라리베 17-06-17 17:56
 
김태운 시인님이 오시면 언제나 즐겁습니다
거침없고 화통하신 시인님의 시처럼 유쾌한 기운이 감돕니다

소중한 기억은 잘 음미 하셨는지요

감사합니다 김태운 시인님
평안한 주말 되십시요^^~
고나plm 17-06-18 08:38
 
녹음이 더해가는 자칫 나른해지기 쉬운 계절임에도
누님의 시작은 왕성하기만 해 부럽습니다
그 리듬 또한 경쾌해 읽는 맛도 좋고요
시 라는 게 어디 내속에 있던가요
언제나 마음으로 받을 준비가 잘 된
그 마음이 아니겠는지요
요즘 심사가 어지러운지 시는 저 아득히 희미하기만 합니다
즐거운 주말 지으십시요 누님!
     
라라리베 17-06-18 09:22
 
고나 아우님은 위대한 시 한편 쓰시려고 준비중 이신 것 다 압니다 ㅎㅎ
저야 신입생이니 졸작이라도 자꾸 내놔야 되니까요

저도 안그래도 안되는 능력을 쥐어 짜려니
엄청 힘이 들어 지치고 있는데
바쁘신 중에도 아우님께서 귀한 걸음으로 격려 주시니
더 분발 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나plm아우님
무더위에 건강 잘 챙기시고 평안한 날 저어가십시요^^~
은영숙 17-06-18 14:59
 
라라리베님
안녕 하십니까? 우리 고운 시인님!
여인이 셨습니까? 어딘지 여성스러운 시향을 느꼈습니다
더욱 반갑고 제게 마음 써 주신 격려와 위로와 사랑의 시
간절한 기도의 시를 감사히 가슴 속에 간직 하고 있습니다
주님은 응답 주시리라 믿습니다

두 개의 문 //
삶의 언저리에 어느 문을 노크 해야하나 망서려 지지요
내 스스로 택한 문이 엉겅퀴라 할 찌라도 부단한 노력 과 지혜 속에
희망봉을 향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운명의 작란이라 할찌라도 믿음 속에 꽃 피우는 내가 택한 문에 후회 없기를 요

남겨놓고 바라본 문이 화려 할찌라도 주님의 눈은 그 길이 않일 지도 모릅니다
제 생각이 오독이라면 깊은 성찰을 빕니다

위로와 격려와 사랑의 기도 감사 했습니다  22일부터 방사선 시작입니다
끝가지 견뎌 낼 수 잇도록 기도 부탁 합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주말 되시옵소서
신명 시인님!
     
라라리베 17-06-18 21:33
 
반갑고 반가운 은영숙 시인님
황망중에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는지 뵙게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으실텐데 고운 걸음 해주시고
제가 별로 드린 것도 없는데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시니
너무도 감사합니다

저도 시인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사람의 때하고 주님의 때하고는 틀린거지요
그 길이 아무리 험난한 길일지라도 진심을 다하고
참고 기다리다 보면 먹구름이 걷히고 해는 다시 뜬다고 믿고 있습니다

곧 방사선 시작이면 따님이 정말 많이 힘드시겠네요
어떻게든 이겨 내야 할텐데
시인님이 옆에서 든든히 건강하게 계시는 것 만으로 많은 힘이 될 것입니다
따님을 봐서라도 더욱 기운을 차리시고 힘내십시요^^~
조금씩 조금씩이라도 생명의 빛이 깃들기를 같이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시인님은 벌써 아시겠지만 좋은 성경 말씀 같이 나누고자 올립니다
은영숙 시인님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죽은 자 같으나 보라 우리가 살고 징계를 받은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고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
(고린도후서 6장 9~11)
힐링 17-06-18 22:49
 
문은 인간의 대한 문이자 사람의 문인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만큼 문이란 이 화두를 통해서 전하고자는 뜻과
교차하는 갈들을 하나 하나 해부하고 조립하는
섬세함이 새로운 문으로 열게 하는 시심에 젖어들었습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라라리베 17-06-19 09:32
 
밤늦게 피곤하실텐데 와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선택받지 못한 문뒤의 세상은 언제나 아쉽고 신비스러움에
떨쳐버리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결국은 똑같은 길일지도 모르지만요

이런 감정까지도 소중하게 생각해야 되는게
일상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힐링시인님 좋은 느낌으로 같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활기찬 한주 힘차게 열어가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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