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

(운영자 : 최정신,조경희,허영숙)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등단작가및 미등단 작가 모두가 글을 올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 시는 하루 한 편 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금품을 요구 하거나 상업적 행위를 하는 회원이 있을 경우 운영위원회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작성일 : 17-06-19 03:34
 글쓴이 : 활연
조회 : 858  


마음의 뒤꼍 
 
            활연


 
요양원에 묶은 시간이
이러구러 한 달이 흘렀다
아버지와 나와의 거미줄 320km를 당겨
바닷가에 앉았다 나는 현실주의인지
리얼리즘인지를 떠들었고 그 말인지
저 말인지 번갈아 가며
파도 소리에 섞어 또박또박 횡설수설했다
아버지는 간간이 고개를 끄덕였다
먼 바깥 주위를 살피다가 
나무 의자로 가만히 감정을 회복시켰다
한나절 나는 320km 남짓 거미줄을 게워냈고
아버지는 거미줄 위에서 무기력하게 출렁거렸다
사실주의가 완성될 무렵
거미줄이 무척 어지럽구나
해먹으로 돌아가 흔들리는 게 좋겠다
아버지는 귀환을 재촉했다
고전주의가 저녁의 쌈에 싸여 목구멍을
간신히 넘었다 아버지시여,

무말랭이처럼 잘 마른 낭만주의
창밖을 바라보며 회고에 젖으시면
천금의 시간이 나비처럼 훨훨 날아갈
것입니다 부디 모쪼록 모름지기 외로워
마시고 궁전의 날 잘 보내세요
곱사등이 같은 조촐한 뒤를 밀었다

생활의 바퀴를 잔뜩 감아
핸들이 한사코 팽팽해질 즈음
지중해를 건너오는 사이렌 소리

지상을 완강하게 움켜쥐려
앙상한 날개뼈 부러뜨린 마음이
검붉은 땅거미로 스민 마음이
     ㆍ
     ㆍ
천국의 창
놓친 발목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사이

     ㆍ
     ㆍ
     ㆍ
시멘트 바닥에 왈칵, 엎질러졌다





이종원 17-06-19 13:31
 
그 거미줄은 생고무보다 질기고 끈끈하기에 320km 아니라 그 이상이라도 쉽게 끊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매일 아침마다 걸어나온 거미는 그 가느다란 거미줄을 타고 삶을 연결하니까요
바다가 있는 요양원에 편도 320km를 기어가는 동안
젊음과 중년, 그리고 노년과 병년까지, 수많은 고락과 회한 또한 게워놓을 수록 냄새나고눈물겨운 아픔이겠지요.  멀다고 놓지않고, 늙고 병들었다고 모른체하지 않는, 그래서 왠지 태양빛은 아니더라도 구름을 뚫고나온 따스하고 고운 햇살같은 모습입니다
빗물처럼 눈물이 흘러야 할텐데 그 또한 가슴에서 소리내는 떨림 같습니다
수평선을 시야에 두고 무언의 거미줄은 더 두텁게 이어졌겠지요?
활연 17-06-19 16:38
 
멀리 계신 아버지를 뵙고 볕 좋은 날 소풍을 갔었지요. 얼마 전까지 자전거를 타고
씽씽 달리던 분이, 급격히 동선이 줄어들고 힘겨운 일들이 생겼습니다.
나이는 어쩌지 못하는 것인지. 아프고 앓고 그런 날인데 여러 여건상
나 살자 식의 논리로 요양원으로 가셨지요. 자주 전화를 드린다고 하는데
그 소외란 참 힘겨운 것인가 봅니다. 한 달 새 부쩍 늙으신 모습이었습니다.
온종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마음을 풀어드린다 하더라도 그냥 시늉일
뿐이겠지요. 저녁 무렵, 다시 그곳으로 모셨는데 여러분이 계신 곳이라
조용히 인사하고 차를 돌려나오는 참에,
쿵~, 처음엔 무슨 상황인가 몰라 어리둥절했는데 이웃에 계신 분도 소리에
놀라 오셔서 안절부절, 응급 상황이 생겼지요. 이 층 높이라 치명적?이진
않았는데, 많이 다치고 고통스러운 모습이었지요. 재빨리 구급 상황을 만들어
대략 10여분 사이에 병원으로 이송되었는데, 한참 멍청히 서 있었습니다.
이런 곳에 아버지를 밀어넣어야 하나, 생각도 들고, 최고의 시설이고
입지도 훌륭해서 이만한 곳이 없다 생각했는데, 여기 계신 분들은 외로운 감옥일
뿐이라 생각하는 것도 같았습니다. 내 생애, 자살을 시도한 상황을 목격한 건
처음인데, 마음이 혼망해서 휴게소마다 들려 마음을 내려놓고 쉬며 올라왔지요.
차 막힌 삼백여 킬로를 오듯이, 오래 지체했습니다.
누구나 삶은 커다란 감옥이겠는데, 늙어진다는 건 또 서럽고 외로운 일이기도 해서
참 마음이 그랬습니다. 그래도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자며, 대신 운전해 주는 틈에
몇 자 적은 것이지요. 습관이지만, 마음이 어지러울 때 글을 쓰면 좀 덜해지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아버지와는 참 좋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오지 말라고 굳이 말리셨는데 나도 나들이
삼아 아버지 핑계로, 다소 먼 길을 나선 것이지요. 허사도에 이르러 기울어진
세월도 눈으로 봤지만, 뭔가 모를 예리가 가슴끝을 찌르는 일이었습니다.
늘 자애로운 형과 여기서 수담이라도 나누니 좋군요.
이번 주도 씽씽 고고하시길.
마로양 17-06-19 18:28
 
아버지와 나와의 줄 2년전 100세에 돌아가신 아버지 두어달 요양병원에 계셨는데
6.25 전쟁 상처 자리가 통증이 심해서 3년을 모시다 병원으로 모셨는데 내장에 상처라도 났는지 쓰름쓰름 하던 날들
매일 20km 달려가면 그 환한 미소 가슴에 소소한 물주름 잡혔던 이야기를 봇물처럼 쏟아놓던 아버지
활연님의 그 애절한 아버지를 만나고 가슴에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았을 그 아리함이 있지요
먼길 아버지를 만나러 가면서 내내 가슴속에 키웠을 이야기들 지난 기억들 아버지를 품어안지 못하는 애잔함이
가득했겠지요 어쩝니까 그렇게 받아들이고 살아야 하는 것이 현실인데 어떤 묘약이 없는데 마음 크게 쓰지 마세요
나는 지금도 또 걸음 걷지 못하는 어머니를 3냔쩨 모시고 삽니다 어쩌면 내 삶은 너덜너덜한 삶이됩니다.
동생들은 모두 요양병원으로 모시자고 하는데 내가 어기고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데 그것은 아버지가 돌아가시니
끝까지 못모셨다는 것이 두고 두고 아픔이였습니다. 그것은 스토르게 그 사랑을 잊을수 없어서지요
활연님의 시를 읽으며 문장속에 숨겨놓은 애잔함을 읽으며 동질의 아픔을 담습니다.
안희선 17-06-19 21:03
 
어버이의 사랑은 결국, 내리사랑임을..

시를 읽으니,
뇌경색으로 5년여를 투병했던
아버지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병원에서 거의 식물인간처럼 계셨는데
간병하는 내내 제 마음의 뒤꼍에 오셔서
오히려 저를 걱정했던 아버지..

95년도에 돌아가셨고
제가 2000년에 이민을 간 후
몇년만에 고국에 왔을 때
아버지 생각에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가슴 깊은 곳에서)

바라건데, 건강이 회복되시면 합니다
활연 시인님을 생각해서라도
라라리베 17-06-20 08:38
 
저는 이미 몇번의 폭풍우를 겪었지만 글을 읽다보니 삶이 긍극적으로 안고 가야되는
서글픔이 진하게 다가옵니다
혼자가 아닌 부자간에 같이 짊어져야 되는 고통임에 거친 물결처럼 출렁거렸을
아픔과 허망함이 절절히 밀려오는군요

젊음과 늙음의 차이는 결국 하루의 간격이 얼마나 되는 가의 차이일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노화의 속도는 일정 나이가 지나면 하루가 십년처럼 가속도가 붙어
숨돌릴새도 안주고 몰아치지요

인간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되돌릴 수 없음에 하루만 더 버텨달라는 외침이
지켜보는자의 사치가 아닐까라는 자괴감에 갈피를 못잡고 헤메이기도 하지요

같이 지내셨던 그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는지
활연님만의 깊은 물에서 길어 올린듯한 아득한 내면의 울림과 또렸한 시어에
차오르는 슬픔으로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활연시인님 감사합니다
평안한 한주 되시기 바랍니다^^~
활연 17-06-20 14:55
 
마로양님
안희선님
라라리베님
고맙습니다.

세상엔 어쩔 수 없는 어쩌지 못하는 어쩌겠는가 등의 변명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점차 더워지는데 시원한 날 지으십시오.
고나plm 17-06-20 21:20
 
다 좋았지만,
사실주의가 완성될 무렵
거미줄이 무척 어지럽구나
에서 많이 머물렀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시마을 메뉴 개편 안내 (2) 운영위원회 08-25 9009
공지 창작시방 이용 규정 (회원 반드시 필독) (4) 창작시운영자 11-18 22950
23187 임종 병동 노정혜 12-29 75
23186 갈라지다 삐에로의미소 12-25 74
23185 한번의 기회 (1) 하얀풍경 12-24 89
23184 아침 화음 바둑알 11-13 234
23183 갯 벌 남천 11-01 268
23182 이슬 만들기 /추영탑 추영탑 10-22 337
23181 바라보지 못한 별 하얀풍경 10-18 321
23180 춘향묘(春香墓) 최상구(靜天) 10-06 367
23179 存在歌 부엉이가 09-27 369
23178 한국 엄마 김동혁 09-22 385
23177 그리움의 계절 -박영란 새벽그리움 08-31 728
23176 내일이 오면 신광진 08-31 689
23175 스윽 (2) 박성우 08-31 605
23174 황국(黃菊) (1) 쇠스랑 08-31 682
23173 거미줄 돌근 08-31 580
23172 가을을 추앙하다 (7) 김태운. 08-31 726
23171 가을햇살 개도령 08-31 723
23170 엿듣다 (7) 은린 08-31 592
23169 9월의 시 바람예수 08-31 708
23168 돌(石) 속의 영혼 (2) 맛살이 08-31 607
23167 자넘이 08-31 540
23166 들녘의 길 (2) 泉水 08-31 613
23165 나를 위해 드리는 기도 바람예수 08-31 601
23164 약속 /추영탑 (20) 추영탑 08-31 693
23163 자리 jinkoo 08-31 516
23162 사계 (16) 라라리베 08-31 756
23161 팔월의 유서 遺書 (8) 두무지 08-31 583
23160 다시마 (18) 최현덕 08-31 658
23159 공동구역 강경안 08-31 494
23158 어느 아침 풍경 (5) 김태운. 08-31 588
23157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봄뜰123 08-31 499
23156 여행 준비 3 tang 08-31 479
23155 오묘한 변화 장 진순 08-31 502
23154 고타마 싯다르타 야랑野狼 08-31 587
23153 짐이 된 사랑 신광진 08-31 579
23152 사진 36쩜5do시 08-31 559
23151 고양이 36쩜5do시 08-31 575
23150 다섯 친구 오운교 08-31 551
23149 네게로 가는 길 신광진 08-30 582
23148 한계 해운대물개 08-30 708
23147 너무 먼 곳을 바라기하네 (10) 은영숙 08-30 674
23146 여름의 결실 -박영란 새벽그리움 08-30 530
23145 태양이 빛을 잃었다 정석촌 08-30 586
23144 봉래산 편백숲 책벌레09 08-30 571
23143 하늬바람 봄뜰123 08-30 564
23142 애찬가(愛讚歌) - 박세현 아람치몽니 08-30 545
23141 아름다운 손 (2) 江山 양태문 08-30 547
23140 立秋 다래순 08-30 541
23139 바람예수 08-30 514
23138 감국 /추영탑 (10) 추영탑 08-30 592
23137 경가지색(傾家之色) (3) 별들이야기 08-30 589
23136 영원에 대한 앉은뱅이 꿈 자넘이 08-30 610
23135 미사일은 꿈이 없다 (2) 두무지 08-30 584
23134 떠나가는 배 (8) 두무지 08-30 592
23133 행복 바람예수 08-30 590
23132 넝쿨 (1) 이영균 08-30 575
23131 시를 위하여 개도령 08-30 582
23130 옛길을 더듬다 (4) 김태운. 08-30 588
23129 생이란 (1) 배야 08-30 572
23128 초가지붕 가을맞이 (2) 정석촌 08-30 665
23127 여행 준비 2 tang 08-30 418
23126 꽃과 뱀 (3) 야랑野狼 08-30 580
23125 먹구름 (1) 야랑野狼 08-30 543
23124 둥지 잃은 뱁새 (10) 최현덕 08-30 651
23123 버르장머리 없는 놈. 그 한마디 듣고 싶어 헤엄치는새 08-30 514
23122 손가락 사이가 멀다 (1) 36쩜5do시 08-30 592
23121 무궁화 36쩜5do시 08-30 553
23120 내 이토록 다채롭게 울고 자빠졌어 헤엄치는새 08-29 615
23119 순백의 미소 -박영란 새벽그리움 08-29 589
23118 돈, 多 (6) 김태운. 08-29 623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