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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6-19 10:54
 글쓴이 : 추영탑
조회 : 512  

 

 

 

 

 

 

꽃의 뼈 /秋影塔

 

 

 

꽃잎을 보면 얇은 살점이지만 다시 그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뼈가 들어있다

바람도 뚫지 못하는 벽이 있고 벽에 갇힌

머리칼보다 가는 뼈가 있어,

 

 

그 뼈로만 연결된 다공의 흉금이 있고

이 흉금에서 다 나누지 못한 정의情誼가

점철된 장침 같은 뼈가 있는데

 

 

낙화일 때마다 꾹꾹 눌러쓴 일기

펴보지 못한 그 문장,

글자와 글자 사이를 헤매다 찾은 한 마디 낱말 속으로

쉬 내보이지 않는 꽃의 뼈들은 숨는다

 

 

이것은 디오게네스*의 무욕, 햇볕이나 맘껏

쬐고 싶다는 뜻으로 떠올된 햇살 같은

무형 무체無體의 뼈라는데

 

 

 

묵언으로 사라졌다가 화이트 홀의

미로를 빠져나온 이 뼈들이 외는 주문으로 

기억의 문이 열리면서

꽃들은 다시 피어나는 것이다

 

 

 

 

*그리스의 철학자 : 알렉산드로스 3세가

일광욕을 즐기는 디오게네스를 만나, 소원을 묻자, "그 햇볕에서 비켜서시오!" 라고 했다. 부하들은 디오게네스의 무례함을 처벌해야 한다고 했지만, 알렉산더 대왕은 "내가 만일 왕이 아니라면 디오게네스처럼 살고 싶다" 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두무지 17-06-19 11:07
 
꽃잎 속에 숨은 뼈!
무형무체의 뼈 같기도 하고
실제로 바라보면 실금이 가늘게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나 미로를 빠져나온 뼈들이 외는 주문을
이곳 깊은 시 속에 공감하며 들뜬 기분으로 갑니다
건필과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 17-06-19 11:45
 
꽃속에 뼈가 있을라구요.
다만 사물의 형상은 상상으로 이루어지는 것,
꽃잎에 뼈를 그려 놓아 봅니다.

같은 모양으로 꽃이 피는 것은 기억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꽃들의 유전자 때문일 겁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폭염 주의 하시고
오늘도 건강히.... *^^
김태운. 17-06-19 12:06
 
정의情誼가
점철된 장침 같은 뼈///

디오게네스의 일광 같은 뼈로군요
기억의 문으로 열리는...

감사합니다
     
추영탑 17-06-19 12:16
 
유전자로 기억하는 꽃들의 기억은 너무
정확해서
그 잎이 숫자까지도 기억해 냅니다.

이슬과 만나는 법, 바람과 함께 춤추는
법까지도... ㅎㅎ

감사합니다. *^^
라라리베 17-06-19 13:09
 
어쩜 그리 내밀한 곳까지 들여다 보시는지
제가 다른이보다 곷은 좀 아는데 꽃잎의 뼈가 있음이
맞다고 사료됩니다 ㅎㅎ

이제 그 뼈를 함부로 대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드는군요

얼마나 많은 문장이 있어 뼈가 되고 기억이 꽃잎을 다시 펼치는 것인지
그 깊이에 푹  빠졌다 겨우 나갑니다

추영탑 시인님 감사합니다
디오게네스처럼  기분좋은 햇빛과 늘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추영탑 17-06-19 13:43
 
꽃 박사님 앞에서 재롱을 떨었군요. 꽃의 뼈는 이미 라라리베 님께서 벌견해 내신 게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기억이 뼈로 남아있을 수도 있겠고,
못다 나눈 정담이 응어리가 되어 뼈로
남아있을 수도 있겠는데, 그 내밀한 전말은
라라리베 시인님께서 이미 간파한 게 아닌지... ㅎㅎ

서생의 무례를.... ㅎㅎ

감사합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
은영숙 17-06-19 16:49
 
추영탑님
안녕 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시인님!
꽃 속에 뼈가 있다고 볼 수도 있지요
꽃 대공이라고도 하고 뼈로도 생각 하겠습니다
아무튼 모르는 것 빼 놓고는 다 아는 시인이니까요  ㅎㅎ
여니때 같으면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함구 합니다
기운 없어서요  혜량 하시옵소서
감사 합니다
추영 시인님!
     
추영탑 17-06-19 17:09
 
그 마음을 저라고 어찌 모르겠습니까?
다만 위로의 어휘를 찾을 수 없어
망셜여지기만 할 뿐,

저도 말을 줄이고 또 줄입니다.
한 마디 한숨이 될 때까지...

감사합니다. *^^
마로양 17-06-19 21:05
 
꽃의 뼈를 읽었군요
만약 뼈가 없었다면 꽃진자리 그렇게 오므려 닫지 못했을터
깊은 숙고로 꽃의 내면을 잘 표현하셨습니다

시적화자의 깊은 내면으로 바라본 꽃을 아름다운 필력과
깊은 숙고가 멋진 시를 수놓으셨습니다
아름다운 시편 즐감하고 갑니다
     
추영탑 17-06-20 08:39
 
물의 뼈, 허공의 뼈도 있다던데요. 꽃이라고
뼈가 없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꽃의 뼈는 꽃나무를 지탱해주는, 혹은 꽃을
피우게하는 본(本)이 아닌가 합니다.

항상
좋은 말씀으로 읽어주시는 마로양 시인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
육손 17-06-19 23:03
 
정말 좋은 시 입니다.

뼈 라는 단어를 접하고 식상하다라고 느꼈는데
그 뒤에 놀라운 반전이 숨어 있을 줄이야....

역시 대단하신 시심을 마음것 존경하고 음미하고 갑니다.


.
     
추영탑 17-06-20 08:40
 
어육손님! 안녕하셨습니까? 꽃의 뼈는 꽃이
진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은 아닐 듯싶습니다.

그 본(本)이 다시 눈을 뜰 때 꽃은 피는 게
아닌지... ㅎㅎ
줍잖은 글에 한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육손 시인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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