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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2-07 16:07
 글쓴이 : 조현
조회 : 130  

 러브레터
 


의자의 반쪽을 비워놓고
반쪽에 앉아 보셨나요 이것은
부재중인 나와 당신이 지문이 닿는 오래된 방식

짙은 안개의 호흡을 내뱉으며
호수의 수심을 재고 있는 갈대의 자세로
그대와 나의 행간에 발을 담그고 수심을 재고 있는
문장부호들
수심이 깊을수록
직선도 곡선도 아닌 비선의 표정인 문장부호들
얼마나 소용돌이쳐야
수심에 잠긴 직선과 곡선의 표정이
수면으로 올라올 수 있을까요
얼마나 흘러가고 덜어내야
비선의 표정을 걷어낼 수 있을까요

흐른다는 건
기울기가 다른 직선과 곡선 불균형의 균형이에요
직선은 곡선이 아니어서 슬프고
곡선은 곡선이어서 슬픈 

스민다는 건

흘러가고 남은 것들이 뿌리를 내리는 것

깊이 뿌리를 내려 바닥을 끌어 올릴수록
직선의 검은 나무 끝이 세차게 불이 붙는 방식으로
환해질 수 있다면
슬픔은 불 붙기 쉬은 내면의 발화성 감정일까요

깊이 지문이 닳아 고도를 끌어 내릴수록
곡선의 투명 물풍선이 울음을 터트리는 방식으로
흘러내릴 수 있다면
눈물은 수몰되기 쉬운 외면의 소화성 감정일까요

똑똑! 떨어지는 그것들

따뜻한 촉감의 기억이 나란히 앉아있는 걸 보면
눈물은
직선과 곡선 사이 바깥에서 내리고
슬픔은
불시착한 눈물을
안으로 끌어 당기면서

서로 간격을 모으며 끝이 닿고 번져갔던 거에요

 

빈 곳으로

바람이 휘어져 가듯이

해후를 위해 돌아온 거리만큼

부재중일 때 발아래 불시착한 것들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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