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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1-12 09:05
 글쓴이 : 진눈개비
조회 : 701  

누구일까 골목을 지나간다.

바람도 끊긴 세모의 길을. 찌그러진 캔을 툭툭 차면서

그가 사라진 뒤 오래인 지금도 그가 지나가고 있는지

캔 구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가만히 그 소릴 듣고 있노라면 나도 누군가의 발길에

정신없이 채이고 있다.

비어있는 것들은 언제나 버려지고 찌그러지고 쉽게

발길에 차이나 보다.

속이 비어있을 때 또는 정신의 황폐함을 느낄 때 나는

물을 마신다. 비워있음을 물로 채운다.

내 가슴 속에 피어 있던 꽃 한 송이가 골방으로 끌려가

무참히 짓밟혀지고 있을 때도

나는 문 밖에서 물을 마셨다.

아지 못할 곳으로 끌려갔다 다시 돌아온 것들이

귀를 고추 세우고 불안에 떠는 밤.

누구일까 다시 골목을 지나간다.

찌그러진 캔을 툭툭 차면서.

그 소리가 사라진 뒤 창 밖을 내다보니 누구일까 밤

하늘을 걸어간다. 그의 발길에 툭툭 채인 별들이

파랗게 질리며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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