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의 향기

 (운영자 : 최정신,조경희,허영숙)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미등단 작가가 글을 올리는 공간입니다(등단작가도 가능)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일 1편 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작성일 : 18-01-13 22:59
 글쓴이 : 공잘
조회 : 670  

 

1981997953_d1cpvz0y_1981997953_mZ3eFg7B_1981997953_eClhNBn5_20171213012916199mxzy.jpg



기형에서 먹는 시계 맛

공잘



종아리에서 길이 빠져나갔다
무엇으로 숨에 천국을 때려 박아넣었더라?

지금 내 사탕 봉지 안엔 저 혼자 도는 시계들로 가득해서
좁은 길일수록 희미해지면서
저 간판들은 무덤 쪽으로만 맥이 뛰는 것이다

웃지 못하는 연필로 햇살! 하고 썼다
관 속에 내 책을 넣어본다
그루터기에 뜨거운 물고기가 열리는 삽화
불을 열고 들어오는 나의 독자 때문에 내 묘혈은 소란스럽다

책들이 마른 강을 향해 장정을 흔드네 나의 독자가 기린을 뱉으며 말했다
목차가 지난 계절의 국화처럼 없는 향기를 그러모은다
좁은 만큼 기다랗게 비어 있는 약속
금종이가 활자들을 살해하는 각운으로 꽃말*이 마른 강을 뒤진다
이런 물새에 잉크를 그으면 불이 튈 것 같군
그런 내재율 혹은 타율로
네 번째, 겉장을 넘겼다 원조고향순대국
하회탈 뒤에서 비닐우산 냄새가 났다
이 세 번째 서평에 담아둔 문체가 화르르 먼지처럼 피어올랐다

뚜껑을 닫지 못한 얼음 테이블이 떼를 지어 분위기를 점령한다
흰 연탄재만 남은 눈사람
휘발유처럼
복사한 자신을 주방과 홀과 계산대에 콸콸 뿌려대며 맞선다
틈마다 하늘이 드나드는 표정 안
새를 놓친 흔적이
오색실 두른 마른 북어 입속에 얼룩덜룩한 가화만사성
을, 질끈 물고 있다
저자의 말씨가 수은주처럼 구십 도까지 떨어졌다 하회탈도 조금 더 커졌다
그러고 보니 하회탈은 웃지 못하는 연필을 결코 놓지 않는 방식
혹은 밥통에서 비닐우산이 맛있게 익어갈 때 나는 소리
그와 나를 자꾸 혼동한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땐 재활 병원에서 사용하는 독특한 두 박자 걸음새가 이따금씩 얼음 테이블에 부딪치길래 저자께서 장애가 계신가? 생각했었다
문체 곁으로 성큼 다가가서 보았다 그는 꽃받침을 떨군 것이 아니라
빌려 쓰는 금종이 위엔 뻘 같은 노을이 두껍게 깔려 있어서 바닥에서 자신의 꽃말을
외로운 방식으로 구해내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 전엔 흰 연탄재 구멍 속을 지키던 잔설이 능숙한 벌목꾼처럼 노을을 모두 베어버려서 주방에서 술렁술렁 넘어오는 푸른 김을 보자기에 잔뜩 싸가지고 왔다
하회탈 안에 가지런히 쌓아놓은 노을 장작을 바라본다 순대국과 소주 맛이 달큼 쌉싸래하다 그럴수록
나의 독자는 물을 열고 들어와 좁은 길에 던져버린 시계에 숨을 채우지 않겠다고 한다
이를테면 종이 위를 뒤덮은 눈부신 기형에 까무러치는 활자들을 데리고 천국을 찾아갈 수 있겠냐고 되묻는 것이다
관 속에 저자의 꽃말을 넣어본다
그루터기에 속눈썹들이 수북하게 떨어지는 삽화




*국화의 꽃말 중에 '역경에도 꺾이지 않는 쾌활함'이라는 의미를 취함.






                                                       


나탈리웃더 18-01-13 23:23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는 말을 처음에 대했을땐
독서가 마음의 양식이라는 말을 깨닫지 못하던
철없던 시절이었지요
그러나 마음도 양식이 있어야 커갈수 잇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되었지요
국화의 꽃말 역경에도 꺽이지 않는 쾌활이람 이란 뜻이 있군요
탈탈 털어 정독으로 까지 더 읽어야 할것이 많아서
너무도 행복하실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공잘 18-01-14 16:14
 
독서하는 마음은 살아 남고
독서하지 않는 마음은 죽는 게
자연의 선택 같기도 해요.
감사해요.
공덕수 18-01-14 00:03
 
ㅎ 대단하군요. 술이 취해서 왜 좋은지는 잘 모르겠는데 참 좋군요.
한 백번 쯤 읽으면 저도 한 줄 쯤 흉내 낼 수 있을까요?

저 그림으로 저도 썼는데 불공평이라는 것 밖에 떠오르지 않았는데
제가 이해 하려면 백년도 더 걸리는 시를 쓰시다니,

두고 두고 읽을 시를 한 편 주셔서 감사합니다. 베리, 아니, 쎄리 감사 합니다.
     
공잘 18-01-14 16:16
 
ㅋ~ 사이다 같다고 할까요.
그런 억양이 여기까지 들리는 듯해요.
전 자꾸 추켜세워주시면
진짜 그런 줄 아는 매우 순진한 사람이에요.
아니, 바본가?^^
휴일, 제가 챙긴 즐거움 하나는 영화.
공덕수 님께서도 하나 꼭 챙기세요.
동피랑 18-01-14 00:14
 
시는 수학 문제가 아니어서 풀겠다고 덤비면 안 되는데 나무를  모르면 그냥 숲이겠지 하면 될 것을.
그렇지 않아도 공잘님이 오시면 눈길에 선명한 무늬가 피겠다 생각했는데 시계 선물까지 선사하시니 참 기쁜 날입니다.
기형의 울창한 숲은 제가 자꾸 걷다 보면 눈이 밝아오겠지요.
그야말로 문운이 열려라 참깨 외쳐드리고 싶은 분.
오징어 배 99척 집어등보다 환하게 마을을 밝힐 줄이야.
     
공잘 18-01-14 16:19
 
역시 느닷없이 뭘 하면 이상한 데, 틀린 데, 안 맞는 데, 어색한 데
등등 허술은 피할 수 없는 잔 같아요.
전 딱딱한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좀 촌스럽다 뭐 그런 느낌이 들지요.
매우 돌려주셔서 활활 타나 봐요. (음.. 차기 마을 회장님 함 하시죠? 딱이신데..)
백 가지 다 감사해요. 즐거운 휴일, 지으세요~
활연 18-01-14 21:09
 
역시나
공잘!님, 낯설고 그
윽하다.
     
공잘 18-01-15 03:39
 
한 방에 해첼 당하는군요ㅋ.
그분 낯에 說이 어디론가 굳세게 가고 있었고
모노드라마가 굳세게 가니까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다가
급소를 맞은 듯 윽!하던 생각
안면은 안 보이나 예의는 보이니까
끄트머리 붙잡고 있는 날
시간에 꽁무니 물려가며 올렸더니
쩝~
라면 먹으며 댓글 다는 맛도 괜찮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시마을 봄을 봄 페스티벌 (2) 운영위원회 04-06 2196
공지 창작시방 이용 안내 (처음 오시는 분 필독) 창작시운영자 12-26 7485
6333 거대한 일탈 일하자 00:09 3
6332 찔레꽃 향기 신광진 04-21 17
6331 개도령 04-21 12
6330 인생길 -박영란 새벽그리움 04-21 22
6329 36.5℃ ex.ver 터모일 04-21 20
6328 사월의 외출 그여자의 행복 04-21 34
6327 장미와 무엇 꽃핀그리운섬 04-21 32
6326 이룰 수 없는 사랑 삼생이 04-21 40
6325 슬픈 일 향기지천명맨 04-21 27
6324 어깨 후승이 04-21 45
6323 인공지능과의 동행 (6) 라라리베 04-21 82
6322 결혼 대마황 04-21 55
6321 종이비행기 (2) 우수리솔바람 04-21 68
6320 깃발을 다는 풍경 박종영 04-21 48
6319 가장 큰 슬픔 아무르박 04-21 58
6318 하얀 고래가 숨 쉬는 세상 (4) 두무지 04-21 60
6317 인생 목헌 04-21 53
6316 재수 없으면 백살까지 산다 풍설 04-21 56
6315 앵무----- 수정 (6) 김태운 04-21 64
6314 조망眺望 나싱그리 04-21 46
6313 시드니 5 tang 04-21 41
6312 초록으로 물드는 봄 예향박소정 04-21 57
6311 졸음 (6) 최경순s 04-21 80
6310 줄초상 불편한날 04-21 61
6309 마음이 쓰는 시 신광진 04-20 66
6308 상향(尙饗) 박성우 04-20 60
6307 (이벤트)민들레 꽃 -박영란 새벽그리움 04-20 67
6306 슬픈 나의 인생 일하자 04-20 59
6305 큰사람이 되자. 네클 04-20 54
6304 새 손톱 香湖김진수 04-20 77
6303 [이벤트]손잔등에 집을 지었네 (15) 최현덕 04-20 132
6302 누더기가 꼬리 친다 (2) 서피랑 04-20 164
6301 빗속에서 (8) 김태운 04-20 110
6300 노란 개나리 세상 (8) 두무지 04-20 97
6299 멸치고추장 볶음 레시피(퇴고) (2) 샤프림 04-20 100
6298 탈출 /추영탑 (10) 추영탑 04-20 95
6297 더러는 문에서 걸러지겠지만 미소.. 04-20 66
6296 결혼행진곡 맛살이 04-20 74
6295 <이벤트> 곡우 (5) 허영숙 04-20 161
6294 아침의 항해 (1) 泉水 04-20 74
6293 시드니 4 (1) tang 04-20 52
6292 갈대숲에서 나싱그리 04-20 58
6291 목련의 밤 바람예수 04-20 60
6290 (이벤트) 철쭉꽃 피어 (6) 정석촌 04-20 112
6289 연둣빛 연가 鴻光 04-20 56
6288 감기 아무르박 04-20 63
6287 할미꽃 아름다운 사랑 예향박소정 04-20 63
6286 천 년 전 달이 아니면 우리 만날 길 어디라고 불편한날 04-20 67
6285 꽃바람의 노래 -박영란 새벽그리움 04-19 62
6284 [이벤트] 청명한 날에 하림 04-19 62
6283 내 사랑 봄바람 신광진 04-19 82
6282 위로 -눈물엔 뿌리가 있다 (1) 형식2 04-19 61
6281 갑질의 다른 이름 구식석선 04-19 72
6280 가을 권계성 04-19 60
6279 사람의자리 일하자 04-19 60
6278 칼의 비행 (8) 김태운 04-19 85
6277 [이벤트] 봄빛 그림자 (8) 은영숙 04-19 76
6276 개망초는 느슨한 사랑을 노린다 /추영탑 (8) 추영탑 04-19 82
6275 (이벤트) 아주, 평범한 일상 목조주택 04-19 75
6274 의자들 (5) 서피랑 04-19 177
6273 물이 되고 싶다 노정혜 04-19 65
6272 매직아이 복화술 04-19 60
6271 사월의 신부 泉水 04-19 83
6270 빗금을 치다 (2) 화안 04-19 92
6269 꿈결에 듣는다 (4) 두무지 04-19 86
6268 시드니 3 tang 04-19 51
6267 봄밤길 페트김 04-19 65
6266 철쭉꽃 사 랑 코케 04-19 66
6265 동 문 서 답 (2) 은영숙 04-19 63
6264 갈대가 되어 맛살이 04-19 63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