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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13 10:14
 글쓴이 : 최정신
조회 : 558  


즈믄밤 파반느

                                   최정신

 

 

 

잦아드는 잔영이 서녘에서 등을 끈다
초저녁 이랑에 물별이 하나 둘 음표를 그린다
폭설의 잔해가 쓰다만 편지처럼 구겨진 골목
바람 현이 굽은 악보를 탄금한다
자정을 알리는 마감 뉴스

장밋빛 입술에서 핀 말의 꽃에는 향기가 없다
적막 안에서 무뇌가 근친이다
어둠은 편견을 취한 적 없어 얼마나 다행인가
초췌함으로 탕진한 아[我]를 검은 휘장이 감싸 안는다
계절은 살얼음 빗장뼈 아래 물길을 트느라 꽃잠을 반납한다
어둠이 길인 고양이 울음이 야윈 달빛을 불쑥 내밀고 멀어진다
나를 베낀 먼 후일

낡은 페이지에 쓰일 체언은 어떤 서간체로 남겨질까
적도를 넘어 남풍에 편승한 이승을 머물다 간 족적들,
되 짚어오는 종종걸음 꽃차례

지표 위 나날이 연둣빛 전언을 타전한다
종착지 없는 여정,
몸 마디 하나 툭 꺽어지는 백야가

어둠의 묵정밭을 써레질이다


김태운 18-03-13 10:23
 
천일야화로 읽히는 파반느입니다
어둠의 묵정밭 써레질///

늘 부러운 시향
머뭇머뭇 곱씹어봅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최정신 18-03-13 20:51
 
제주엔 봄이 도착했지요
봄밤 스치는 바람이 달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은영숙 18-03-13 10:59
 
최정신님
와아! 우리 선생님! 오랫만에 뵈옵니다
반갑고 반갑습니다
너무나도 감동의 글 또 읽고 또 읽고 갑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오늘 또 환자인 딸과 병원 가는 길이라
우리 선생님 공간에 오래 머물지 못해서 아쉬움 남기고 갑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 하시옵소서
감사 합니다
사랑과 존경을 드립니다  ♥♥
최정신 선생님!
     
최정신 18-03-13 20:53
 
환절기 건강 우선순위에 두세요
저도 은시인님 사랑합니다.
정석촌 18-03-13 11:20
 
묵정밭에  써레질 마춤해

자운영 풀씨사러  가며 오며
읽고 또 읽으렵니다

최정신선생님  서간체 연둣빛 전언  봄소리와  빛의 파반느
고맙습니다
석촌
     
최정신 18-03-13 20:56
 
자운영 풀씨는 땅김을 먹고
기지개를 펴겠지요
연둣빛 이파리는 덤으로 보랏빛 꽃잎으로 봄을 소환하겠지요
아름다운 봄 되세요
오영록 18-03-13 11:22
 
캬~~ 결구가 절창입니다. 쌤
봄이 왔네요./ 많이 기다리던~~
오금시렸던 겨울입니다.//
     
최정신 18-03-13 21:00
 
오샘의 흔적을 게으름의 채칙으로 받습니다
오늘은 가벼운 산책에 더위를 느꼈으니 클났어요
기다리지 않는 봄이거던요. 와이? 안 들켜야지 ㅎ
서피랑 18-03-13 14:13
 
와.... 최시인님 언제 이런 작품을,,.

1~3행은 몇 번을 읽어도 눈에 밟히는 
눈부신 표현이구요..,

어둠은 편견을 취한 적 없어  얼마나 다행인가/ 에서는
대상에 대한  깊은 통찰마저 느낄 수 있어 즐겁습니다,

정성껏 뜨개질한 흔적이 행간마다 잘 느껴지는
한 벌의 고운 작품..

기쁜 마음으로 잘 감상했습니다.
     
최정신 18-03-13 21:04
 
실은 오래 된 글, 이미지에 끌려서요
몇 곳 수선 했어요
소찬에 과찬을 남겨 주시니 쥐구멍 찾아 삼만리입니다
요즘 보여주시는 시의 교과서 도둑정독 중...감사해요.
라라리베 18-03-14 00:16
 
수없이 많은 밤을 울렸을 시인님의 파반느 향기가
진동을 하네요
아름다운 별자리만큼 아름다운 시편
가슴 시리게 느끼고 갑니다

최정신 시인님 늘 감사드립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동피랑 18-03-14 00:56
 
불교적 색채가 가미된 민족주의 무곡이네요.
맨부커 상은 한강이 독식하고 수많은 별사탕은 최 시인님 몫!
화이트 데이 기념으로 제가 드리는 것이니 아무도 빼앗지 않을 겁니다.

봄 기운과 함께 건강이 샘솟는 나날이길 바랍니다.
ps: 제 졸글에 대한 댓글은 배가 고파 야식으로 얌냠했슴다. 죄송합니다.
장남제 18-03-14 14:21
 
잘 다녀오셨습니까?

파반느가 뭔지 몰라서
찾아보았습니다.

이 번에도 주석을 다셔야 할 듯.ㅎ
즈믄은 알아요. 천
백은 온
만은 골

별자리는 모두 앙상블
주연은 산골님 ㅎ
활연 18-03-15 07:59
 
나와 我는 다른 듯 다르겠지요.
포괄적인 나의 내면에 깃들어 사는 작은 덩어리가 我가 아닐지.
그 정체성에 대한 질문으로 꽃이 피면 마음을 그리는 시가
되겠지요. 시가, 봄비에 젖은 숲처럼
싱그럽고 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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