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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6-11 15:53
 글쓴이 : 복화술
조회 : 55  

겨울 장미로 빚은 와인

 

 

 

오늘은 장미로 술을 담가 보기로 해요

가시를 그대로 담그면 먹을 때 목구멍을 찌르므로

제거하기로 해요

 

아무도 응원하지는 않지만, 덩굴장미는 빛도 향도 너무 진할 것 같아

겨울 장미로 해요

겨울 장미가 아름다운 것은 장미의 주성분인 외로움이 많다는 소문 때문이죠

술은 이열치열이라고 그 맛에 먹는 다면서요

 

장미의 비명이 듣기 싫으면 이어폰을 끼고 볼륨을 높여요

장미가 아무리 가시를 세워도 손톱보다 클 수는 없죠

술맛을 좋게 하려면 촛불을 켜 놓고 빚어야 해요

다소 청승맞아 보이기는 해도요

 

장미는 외로워도 괜찮아요

이제 술 속에 잠길 거니까요. 장미를 넣고 술은 넣는 것이 아닌

눈물을 붓고 장미를 넣어야 좋아요

눈물로 헤엄치는 장미 이파리에 촛불이 탭댄스를 춰요

그 춤이 경쾌하다 못해

슬프기까지 하지만 아무도 울지 않아요

 

술병은 촛농으로 밀봉해요

눈물이 증발하지 않게 잘 막아서 어둡고 침침한 곳에 보관하고

까맣게 잊어버리는 것이 비법 중 하나죠

아무도 지하 창고에 장미로 빚은 술이 익고 있다는 것을 모르죠

담근 사람은 눈물을 흘리지 않았으므로

까맣게 잊고 다른 와인을 마시죠

 

언젠가 집이 팔리고 새 주인으로 바뀌는 날

새집 주인이 마시겠죠

머리가 맑아지고 헛기침이나

기관지 천식에 좋다는 장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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