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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6-13 13:42
 글쓴이 : 김 인수
조회 : 239  

.

 

여름, 오후 6시 반

 

 

 

시 / 김인수

 

 

 

서 녘에 먹구름이 석양을 입안에 넣고 춥파춥스 사탕처럼 발라먹는다.

오후 6시 반, 오늘이 화장을 고친다.

 

신문지 위에 엊그러진 커피물처럼 어스름이 번진다.

먼 산등성 파름한 선

 

이빨들이 뭉개지고 낮이 이목구비를 지운다.

건너편 태양 광고사, 알전구 늘늘이 켜지고

 

낫으로 어둠을 처내고 있다.

 

몇 일째 신작로 수쳇구멍을 배불리 먹이던 권적운

오늘 밤에는 어느 바람이 말을 물어다 놓더라도

 

구들장처럼 놓여있는 저 구름들 쓸어 놓았으면

 

하루살이가 기웃거리던 유리창에 허공이 일찍 어둠을 심더니 씻나락 같은 별이 뜬다.

 

어둠을 만지면 죽은 흰수염고래가 눈을 뜬다.

 

 


최현덕 18-06-13 13:52
 
석양의 끝자락을 붙들고
어슴푸레 초저녁의 정경이 활동 사진입니다
검은 그림자는 해가 기울면 어찌하겠습니까
해가 지면 질 수록 그림자가 짙어지는것을
건안 하시길요
김 인수 18-06-13 14:25
 
구멍 가게에 쭈그리고 앉았다
쓰잘데기 없는 오후 풍경 껍데기 베껴다 놓습니다

샘물을 계속 깊이 파고 계신가요
암반수를 뚫으면 시마을 물맛이 칼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덕 시인님
한뉘 18-06-13 15:08
 
6시 반
왠지 6시보다는 정겹습니다
한시절을 지나 중간 쯤
이룬 것과 이루어야할 것들
중간쯤...
그런 하루가 쌓여있는 시간 속으로
춥파춥스의 달콤함과 낫의 날카로움
사이로 켜지는 낮은 빛의 전구들
그 풍경을 바라보는 시인님이 계시네요
중간 쯤의 조금은 여유로운
시인님의 하루 시간이길 바랍니다
조금은 짙은 풍경 한 점
덕분에 편안해지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김인수 시인님~^^
     
김 인수 18-06-13 15:56
 
여름 오후가 내장을 헐리고 있는
상황을 끌적거려본 글입니다

일일이 댓글 놓아주신 마음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한뉘 시인님
김태운 18-06-13 16:49
 
뜬구름 같은 그림 속에서 끄집어내신 사념의 골이 무지 깊습니다
낮에는 별 볼 일 없는 흰수염고래
어둠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ㅎㅎ

죽기는 싫어서요
멋진 시향 감사합니다
김인수시인님!
김 인수 18-06-13 16:59
 
내가 아는 제주도 흰수염 고래는 밤이나 낮이나 지느러미가 철심으로 되어있어서
지느러미가 가는 곳마다 깊은 울림이 있습니다

흰수염고래는 수명도 길다지요 ㅋㅋ
누구에게도 절대 물러서지 못하는 칼칼한 언어의 뼈
늘 자신을 낮추시는 모습에서 존경합니다 김태운 시인님
     
은영숙 18-06-13 21:23
 
김인수 님
꼴찌로 들어 왔습니다  혜량 하시옵소서
언제 뵈어도 반갑고 믿어운 우리 시인님!

순천만의 갈대밭의 저무는 풍경을 상상 속에 떠올리고
가로등 조는 풍경을 케페에서 시인님과 도란도란 웃음꽃 피어 보는
그림을 그려 봅니다

고운 시와 함께 해 봅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밤 되시옵소서
김인수 시인님! ~~^^
김 인수 18-06-13 21:33
 
하루가 다 헐리는 오후 해질녘이면
어쩌면 우리 인생도 노을빛이지 않는가라는 사념에서
오후를 파본글입니다.

구멍가게에 앉아 앉은뱅이 까끔 말긴다고 오후 6시 반을 온몸으로 바라보면서 눈두덩이가 붉어지도록
그 시간의 뼈들을 써본글입니다

다녀가신 은영숙 시인님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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