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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9-13 02:55
 글쓴이 : 하올로
조회 : 140  

 이후로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

                                         하올로
                                            

  내장산 초입이었다 가을 것인 구절초 몇 송이 위로 오후의 빛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텅 빈 식당에서 고추잠자리만큼이나 한가로이 아낙은 찬 두어 개를 더 가져와 그 반찬과 함께 털썩 주저앉아서는 아이들이 다섯이고 큰딸은 스물두엇이라 했다 시부모와 반편인 시아주버니를 모시고 있다 했다
  서둘러 온 구절초만큼이나 이르게 물들어버린 웃음 끝에는 아직 자색이 남아 있었다 아낙의 뒤편 벽에는 손톱만하게 날개를 펼친 단풍씨들을 무수히 담은 액자가 걸려 있었다 멀리 가서 좋은 땅에서 잘 사라고 달아준 날개라고 수다를 듣는 사이에 아낙의 겨드랑에서 나풀거리는 희므끄리한 것을 본 것도 같았다 그렇게 멀리 날아서 가장 멀리 와서는
  겨우 자기 어미 모양을 하고 앉아있는 단풍잎 한 송이를 보았다


활연 18-09-13 04:10
 
좋은 시 위쪽에 허접을 하나 얹으니
큰 결례를 범한 것 같소만,
....
가만히 골똘히 감상하면서, 도대체 누구신데 이렇게 시를 쓰시나... 궁금증 오만톤.
깊이 묻어두었던 비금을 슬그머니 꺼내, 시 여울을 베고도 남아, 그 서슬에 눌립니다.
하여, 숙연히 절하고 갑니다.
서피랑 18-09-13 11:51
 
올 가을엔 하올로표 느림의 미학에 푹 빠질 것 같습니다.
단풍잎이 지기 전에, 만나뵐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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