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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9-13 09:59
 글쓴이 : 조미자
조회 : 46  

건물의 탄생 / 조미자

 

도화지만한 부엌 창문에서 건물이 자란다

낡은 연립주택이 사라진 자리에

철근을

깔고 세우고 두르며

아예 시작이 철옹성이다

건물도 백세를 살아야 한다네

 

건물의 혈관을 보셨나요? 

빨강 노랑 파랑 초록 검정

벽속에 무지개를 숨깁니다

 

철근 사이로 이리 저리 뻗은

소장 대장 직장들

깨끗하고 튼튼하다


구슬땀도 말라붙는 불볕 속에서

시멘트 철근 목재와 어우러져

우물우물 움직이는 이들이

자연 제일의 건축사라는 흰개미들 같다

아니 신의 사자들 같다

뚝딱 뚝딱 딱딱딱 찌르르

건물이 자라는 소리에 머리가 아프지만

매일 변하는 동영상이 재밌으니 됐다

      

다 지으면 열다섯 세대

우르르 사람들이 들어차겠지

그제야 집은 생기를 얻고 살아나리라

벽 속의 무지개를 타고 빛과 소리가

온누리 소식이 흘러들어

왁자지껄 시끌벅적 웃고 울고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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