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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0-12 13:00
 글쓴이 : 칼라피플
조회 : 619  

거울



월세 방

누군가 살다 놓고 갔을까

벽에는 시간의 샘이 못 걸려 있다

그 속으로 낚싯대를 드리운다


욕망의 주둥이가 돌아오는 골목길과

어망처럼 놓여있는 파출소

아무리 두부를 먹어도 지울 수 없는 길로

줄무늬가 달려 출소하는 것들이

다시 찾아오는 귀소본능의 발자국은 내 것이기도 했다

떡밥으로 시간을 던진 자만이 낚을 수 있는 물고기

저 골목길을 유영하는

아직 다 크지 못한 누군가의 아명은 아닐까


오늘 밤

방이 있는 자는 돌아와 거울 앞에서 선다

자신이 한 마리 연어임을 아는 시간

기억이 마른다면 나를 찾아 오지 않는다는 것을

발자국을 끌고 돌아오는 사내를 보면 안다


나에게 낚싯대를 드리우지만 헛탕만 친다

허송세월만하는 생

손바닥으로 건질 수 없는 무욕 앞에서

나를 방생하기도 한다


어제 나르시스의 시신을 거두었다는

소문 때문에 집값이 떨어질까 걱정하는 동네 사람들,

누가 거울을 파놓았을까

진실로 자신을 사랑하는 자만이 보인다



허영숙 17-10-13 09:06
 
살다가 누군가 놓고간,
아니면 잊고 간 하나의 사물일 뿐인 거울이지만
시인님의 안목에 닿으니 좋은 시로 다시 태어나는 것 같습니다

좋은 시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을에도 시향 깊은 시인님의 좋은 시를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이종원 17-10-13 13:41
 
방이 있는 자는 오늘밤 돌아와 거울 앞에 선다///
그 부분에서 확실하지 않는 나와, 방황하고 있는 나를 거울에 비춰보고 싶어집니다
거울에서 모티브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생각을 키우고 사유를 키워내는 샘인가 합니다.
칼라피플 17-10-13 19:11
 
소중한 말씀 귀담아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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