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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0-13 10:12
 글쓴이 : 해리성장애
조회 : 113  

가을의 지문은 주관식이다



불현듯 잊힌 사람의 이름이 기억나는 날, 가끔은

낮게 휘파람을 불어보자

저 밑바닥에 길게 누워있던

한동안 앓았던 오래된 열병의 알갱이를 꺼내

유리병을 닦듯 닦아보자, 그러다 다시

당연히 있어야 할 자리로 보내주는 것이다, 그리고 난 후

지금,

누가 내 곁에 있는지와

누가 나와 꿈을 꿀 것인가 고민해 보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고작

어금니 사이로 스며드는 환절의 몰락을 한껏 들이켜다

한숨을 뱉어 노을에 절이는 것

지금 내 앞에 보이는

이중창에 맺힌 불투명한 서리와 그 밖의 고난은

맞고 틀리고를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흐르는 것

어제와 사뭇 다르게 접근하는 바람

빈 호주머니에게 민망한 겨울이 오기 전

서늘한 감각을 통째 쥐어보다

민낯으로 사람을 만나기 두려운

나로부터의 소외에 지친 어떤 날 그대! 가만히,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다

지금 멈춘 제자리에 가만히, 선 채 천천히

막연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아무 이유 없이 또르르 구르는

숲의 습윤(濕潤)을 닦아내는 것뿐이다, 구태여

답이라면 답이기에,

가을 앓이를 한다면 살아있다는 말 쯤 될 것이기에,

너의 지문은 제법 길고

바른 답은 온전히 ‘나’ 이기에, 하나 뿐이기에


이종원 17-10-13 13:39
 
가을의 설정을 확신에 찬 신념으로 몰고 가셨습니다
주관식이 분명하지요.. 아무리 긴 지문일지라도 분명한 답변,  "주관식"
가을에 찾은 또 다른 자아!!! 축하드립니다.
이장희 17-10-13 14:57
 
[이금니 사이로 스며드는 몰락의 환절을 한껏 들이켜다]
[어제와 사뭇 다르게 접근하는 바람]
[바른 답은 온전히'나' 이기게, 하나 뿐이기에]

사는 것에 감사를 느껴 봅니다.
인간으로 태어 난다는 거 참 다행입니다.
이 가을을 차근차근 살피며 살아야 겠습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의미있는 시 여운이 오래 남을 것 같네요.
늘 건필하소서,  해리성장애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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