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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0-13 18:54
 글쓴이 : 다래순
조회 : 1076  

 

나는 꿈꾼다.

비탈진 언덕에 계단이 있기를,

그리고 그곳을 올라

검불처럼 살 수 있기를

 

나는 꿈꾼다.

너른 들판을 굽이쳐가는 강물이

넘쳐나지 않기를 ,

그리고 그곳에 천년만년

살 수 있기를

 

나는 꿈꾼다.

억세 우거지고 투구꽃 만발한

산길을 찾아갈 수 있기를,

그리고 그 길을 한 없이

걸어 볼 수 있기를

 

나는 꿈꾼다.

하늘이 내 눈 속에 머물기를,

그리고 그 눈으로 하늘 너머

별들을 볼 수 있기를

 

 

나는 꿈꾼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기를,

그리고 주체할 수 없는

내 몸속 욕망을 식혀 주기를

 

나는 꿈꾼다.

광풍을 타고 비가 오기를,

그리고 가두어져 메마른

대지에도 새싹이 움트기를

 

나는 꿈꾼다.

천둥 치는 여름 한낮을,

그리고 그 속에서

평안한 잠을 잘 수 있기를

 

나는 또 꿈을 꾼다.

욕망의 찌든 때를 버리고

아침나절 이슬처럼 흔적 없이

갈 수 있기를 ,

그리고 내 삶이 온전할 수 있기를

  

아, 그러나 나는 꿈을 버렸다.

되돌릴 수 없는 치욕의 과거,

실현할 수 없는 무능력이

나를 절멸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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