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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5-30 23:17
 글쓴이 : 활연
조회 : 967  

  두부 
 

      활연




   두부를 으깨면 새가 발굴된다

   콩은 새들의 태아,
   어미 새가 줄기차게 탁(啄)하면 콩깍지 행성은 젖 빠는 소리 희미하게 줄(啐)한다

   새가 날아오면 모가 된다
   사각을 완성하므로

   베보자기 쥐어짠 새가 종이가 되는 건
   외로운 영혼이 잠시 기댔기 때문

   새는 쉽사리 뼈로 흘러간다
   콩이 콩새로 작동하거나 새가 종이로 동작하는 건
   존재의 뒤란에선 흔한 일

   새가 암전하면 각진 울음을 떨군다
   온몸 밀고 온 문장이 하얘진다

   두부, 부르면 목이 마른 까닭은
   관통상 당한 두개골이 입안에서 느껴지기 때문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6-02 11:44:54 창작시에서 복사 됨]

안희선 17-05-31 14:23
 
좋은 시를 읽고, 이런 말을 하면..

豁然 시인님은 저보구 '늙어도 곱게 늙을 것이지..' 할지 모르겠지만

두부를 읽고, 人生이란 교도소를 출감하는 날에
나는 이 시처럼, 두부의 맛을 깊이 음미할 수 있을 것인가? (문득, 自問)


우리들은 살아가며, 현실이란 거대한 감옥을 벗어날 수 없지만

그 현실은 그 다음의 현실로 이어지면서, 부단히 動搖되고 있지요

결국, 그 동요 속에 우리네 인생이 있는 것이고,
한계적 存在者로서의 우리가 있고, 우리의 아픈 意識이 있는 거 같습니다

죽으면, 빨리 늙어야 할텐데 - 아, 말이 바뀐 건가요 (근데.. 엎어치나 메치나)

이젠, 정말 그 어떤 한계점에 다다른 것 같아서
교도소 출감하며 두부 먹을 날이 눈 앞에 가까와 옵니다

활연 시인님은 (저처럼) 아프지 마시고
늘 건강하세요

* 참, 통영에 가신다고 한 거 같은데

가시게 되면, 동피랑 시인님께도 제 안부 전해주시구요

(- 걔, 아직 안 죽었다고..목숨줄 하나, 치사하게 질긴 애라고)
활연 17-05-31 19:41
 
두부는 두부이고 머리통이고 그렇겠지요.
두부에게도 어떤 영혼이 있다면 아마도 새일 것입니다.
새는 영혼을 물어다 옮기다는 생각도 드는데,
연쇄적 상상력이지요. 영혼이 굳으면 모가 되고
모는 사각이므로 종이가 되고 종이는 기록이거나
혼의 기척일 테고 그런 존재의 뒤란에서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겠지요.

건강이 참 안 좋으신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최근에 저도 94세 된 아버지를 요양원에 모셨는데,
한 살이든 백 살이든 삶은 다 소중하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의 후를 모르나 숨쉬는 이곳이
좋은 곳이다 싶습니다. 천국은 지루할 것 같고, 지옥엔
시인들이 자욱할 것 같은데...
모쪼록 건강을 회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아픔은, 참 쓸쓸하고 안타까운 상황이지요. 그래도
늘 새롭게, 늘 싱그런 아침이 오듯이 좋은 일들과 더불어
쾌차한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

통영엔 잘 다녀왔지요. 오랜만에 좋은 벗들을 만나 즐거웠습니다.
동피랑님도 자주 들여다보지는 못하지만 오시리라,
그리 안부가 되겠지요.

모쪼록, 건강 유지하셔서 한 세대(30년)만 더 신나게 사시길 바랍니다.
흔적 고맙습니다.
     
안희선 17-05-31 20:06
 
저는 단순. 무식해서..

두부하면, 그저 먹는 두부 豆腐만 연상되어서 (웃음)

근데요, 豆腐에 頭部의 깊은 뜻도 있다는  (꼭 찝어 말하면 腦라 할까)

언젠가.. 그런 생각을 한 적 있었더랍니다

뇌의 식감 食疳은 꼭, 두부 같을 거라고

저는 일찌기, 식인종으로 오해 받은 적도 있습니다

애(Child)를 무지 먹었다.... 이딴 말을 하니,
다들 그렇게 알더라구요

토영 統營은 아직, 그 자리에 그대로 있나 봅니다
활연 시인님이 다녀오셨다는 걸 보니까..

그나저나, 이명윤 시인님은 요즘 시말에 콧배기도 안 비치고..

혹여, 통영 나들이 길에 만나보셨는지요?

동피랑 李 시인님은 당연, 만나보셨을 거구

활연 시인님이나 이명윤 시인님이나 동피랑 시인님,,

모두 꼭, 한번 뵙고 싶은 분들입니다 (저 살아, 생전에)
활연 17-05-31 23:03
 
소소하게 우정을 나누는 자리라 소박했지요.
이명윤 시인은 오기로 했으나, 그날 갑자기 일이 생겨 못 왔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보고 싶기는 했는데 아쉬웠지요.
저도 뵙게 되는 날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몸도 마음도 아프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시 공간에서
만난 인연이지만, 그래도 미운 정 고운 정
그런 감정들이 많을 텐데, 다들 응원하는 기분일 것입니다.
혹, 국내에 들어오시면 연락하십시오.
싱싱한 회 한 접시와 소주 한잔 곁들이는 자리라도 마련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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