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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6-01 06:39
 글쓴이 : 최경순s
조회 : 171  



이빨과 혀 사이에/

별 하나 없는 칠흑 같은 구강 
허옇게 빛나던 
서른두 개의 주춧돌이 맞물려 꼿꼿하게 선 성벽
철옹성처럼 늘, 굳건하다 
성문으로 음식이 들어오면 
혀는 촉각을 세워 
만지고 주무르고 더듬고 쓰다듬으며
부역을 구분하여 비문을 탐독한다
주춧돌은 맷돌처럼 갈고
절구처럼 찧고 디딜방아처럼 빻는다
탐독을 끝낸 혀가 목구멍 속 하역을 돕는다
둘은 공생 관계자이자 경쟁 관계다
세 치 혀가 성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주춧돌은 철옹성이 되어 말꼬리를 자르고
말의 씨를 가둔다
성문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하며 
말의 가교역할을 한다
뼈저린 세월, 
혀 발림으로 뼈에 붙은 살점 한점 뜯다가
주춧돌 하나 어처구니없이 쏙 빠져 버렸다
시린 바람이 상스런 말을 타고 
구멍 난 가랑이 사이 섬광을 쫓아 달려가자
혀가 말에 재갈을 물려 낚아챈다
잃어버린 주춧돌에 새겨진 갑골문자
더듬어 보지만 허공만이 혀를 찬다

혀에 읽힌 비문이 참말로 궁금하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6-07 19:20:51 창작시에서 복사 됨]

한뉘 17-06-01 10:56
 
아마도 혀의 얽힌 비문은
사라진 주춧돌만이 알 것 같습니다^^
서른 두개의 주춧돌
그 하나 하나의 망실때마다
수많은 비문들이 가슴에 몸 곳곳에
새겨 지겠지요
씹고 넘겨야 살 듯...
단문의 깊은 시심 그리고 시간까지
블랙홀을 만드셨습니다^^
형체 뚜렷한 시심에 머물다 갑니다
가뭄 극심인데 비라도 많이
내렸으면 하는 날입니다
단비 같은 시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요
최경순s 시인님^^
     
최경순s 17-06-01 12:21
 
주춧돌의 죽음까지의 그 비밀을 혀는 알까요
아님, 그냥 비밀을 간직한 채 홀연히 떠났을까요
혀가 읽은 비문이 궁금해지는 정오입니다
필자인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여기는 오늘 소나기가 온다니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이렇게 또, 방문하여 주신
한뉘 시인님께 대접도 못 해 드려 송구하옵니다
댁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아무쪼록 혜량하십시오
최현덕 17-06-01 10:58
 
세치 혀에서 묻어나는 구강구조의 스토리를 감칠나면서도 무언가를 꿈틀 거리게 하는 글을 보며
입 단속을 잘 해야지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울 종씨 최경순 시인님! 멋지십니다. 역시...
좋은 하루 되시고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최경순s 17-06-01 12:30
 
우리 종씨 시인님!
그간 u20 클럽 축구 조직위 꾸리느라 애쓰셨습니다
칭찬에 인색해집니다
창작이란 거 그리 간단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뼈를 깎는 심정으로 써야 할지
아님, 일기 쓰듯 써야 할지
아직 갈피를 못 잡고 있습니다
더운데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건강 유의하십시오
즐거운 오후를 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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