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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舊. 우수창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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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작성일 : 17-06-04 01:21
 글쓴이 : 육손
조회 : 370  

 

 

 

낙타.

 

 

나는 적어도 상처를 두개 쯤 짊어지고 가는 낙타를

타고 가지 않는다.

내게 참아내고 버티라고 함부로 지껄이는

고귀한 분들에게도 가운데 손가락은 내 보이지 않는다.

사슴의 뿔을 잡고 버티는 것은 사슴이냐 노루냐 고라니냐의

착각에 빠지기 싫어서이지

내 애인의 본명을 모른다 하여 영화티켓 판매직원의

눈웃음의 의도에도 좌절하지 않는다.

내가 그녀를 이용 한 게 아니라 그녀가 나를 이용하게끔

했으므로 그녀는 적어도 나를 원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낙타가 주저 않을 때만

그의 상처를 만져본다.

적어도 나는 너의 등에 타지 않겠다는 것을

짙은 눈동자 속으로 전하고 싶었을 뿐

한 밤 사막의 한가운데서 길을 잃어도

너의 가녀린 목을 끌지 않겠다는 내 진심일 뿐.

한 밤 밝은 별빛들을 끌어 모아다가

불을 지피고 너의 침묵을 서서히 듣는 것이지.

적어도 이곳으로는 오지 않을 것이다.

나를 떠난 계집애들은.

 

마른 사막에 이슬이 내려오자

낙타가 잠이 든다.

모닥불은 탁탁탁 타 오른다.

 

 

 

.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6-13 11:33:41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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