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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6-13 22:55
 글쓴이 : 아무르박
조회 : 654  
구멍 뚫린 어둠


아무르박


폭풍은 잦아들 것 같지 않았지
들창을 두드리는 바람은
억수같이 쏟아지는 눈발은
사람의 발자국을 허락하지 않았지
전봇대에 가로등은 껌벅거리고
이따금 생각난 듯이
질퍽한 골목의 끝을 지키고 있었지
지구의 막다른 골목

아랫목은 절절 끓고 있었지
아버지의 부재는
그 알 수 없는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결별이었지
성냥을 그어 담배를 피우시던 얼굴은
소리 없는 침묵의 붉은 바위
꿈적도 하지 않을 것 같은 산이었지
강보에 쌓인 밥은 할머니의 속을 태우고 있었지
개도 짖지 않는 밤
눈은 흰 쌀밥같이 들창에 쌓이고 있었지

모든 시선은 소리로부터 오는 줄 알았지
시계 초침처럼 가파르게 내려앉는 목의 울 때
침이 마르는 한숨은 가슴을 꺼내놓고 있었지
담장에 뚫린 검은 밤은
세상의 빛으로부터 점점 멀어져 갔지
불청객은 밤에 전하는 벨 소리
어쩌면 불길한 예감은 비껴가지  않는 것인지

부재
그것을 알기까지 너무 오랜 그리움이었지
반백을 살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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