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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0-27 12:09
 글쓴이 : 정건우
조회 : 773  

싹 / 정건우

베란다 빈 화분에 싹이 났다

물 한번 안 주던 화초에 세차하듯이 뿌려대다가

허리 숙이고 들여다보았다

돼지 꼬리 같은 어린싹이 유리창 앞에서

폭포수를 뒤집어쓴 채 흔들리지도 않는 거다

엊저녁까지만 해도 없었던 목숨이다

한참을 바라보니 눈이 시렸다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는 것이

온몸으로 깜깜한 세상을 밤새도록 후볐을 거다

야들야들한 뿌리 사방에다 걸쳤을 거다

그러다 방금, 천길 폭포 아래서

그 몰캉한 다리로 다잡은 세상 더욱 휘감아 붙들고

죽을 힘으로 몸을 말아 버티고 버텼을 거다

참으로 놀라운 세상이 바로 눈앞인데

베란다에 나는 참으로 딱하다

하잘것없는 일로 아내와 싸우는 사이

이곳 땅속은 터져나갔고

뿜어낸 열기 하늘을 흔들었겠구나

​불구덩이에 물 같은 몸, 똑바로 세운

이 어마어마한 것.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1-03 09:43:25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오영록 17-10-27 12:49
 
반갑습니다. 시인님 여기서 이렇게 뵙게되니
더욱 반갑습니다.
언제 짬내서 한번 뵈어야지요.//
정말 반갑습니다.//
자주 뵙기 희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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