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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0-30 19:51
 글쓴이 : 초보운전대리
조회 : 871  

무의미의 하루 부위

1

시뻘건 조명 받은 식육점 덩치들이 행인들을 바라보면서 의미 없는 의미를 주름잡으면서 삼겹살이네 등살이네 갈빗살 하면서 칼질의 요령에 따라 그냥 쓸려나간다

2

유모차를 밀면서 가고 있는 노파의 등에 올라탄 허공의 무게는 그저 그렇게 아무런 말도 못 하고 시선 떨군 바닥에 밀려 아무런 말도 하지 못 하는  한숨들이 앞장서서 노파를 데려간다

3

병원 입원실에 실시간으로 죽음들이 달려들었고 그 죽음들의 표정에는 짧은 기억들이 무작정 매달려서 오는 사람 가는 사람들의 시간을 도려내고 있었다

3

말을 하면 말이 사라지는 정오 무려 쯤에는 미장원에서 담겨 나온 머리카락의 외출시간이 길어진다. 멀리 가지도 못하면서 잘린 부위만큼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다

4

다시 또 식육점 안에서 덜렁거리면서 허접스러운 말로 대화를 나누는 하루의 한 부위에는 숙명처럼 따라붙는 값어치의 계산들이 질타 아닌 질타로 붉게 전염되었다

3

저녁쯤에 어떤 사람과 만나고 어떤 사람과 싸우고 술 마시고 비틀 거리면서 돌아오는 골목길 입구는 그 사람 이름을 기억하지만, 그 사람 하루를 기억하지 못한다

6

빈손이다 그렇게 한 부분들이 떨어져 나가고 또 다른 군살 같은 부위들이 자리를 차지할 때 겨우 한 번쯤 불러 보는 자신의 이름이 왜 그렇게 잘게 잘게 토막이 나서 눈을 막고 코를 막는지

나는 아직 모른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1-03 09:58:26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徐승원 17-10-31 17:49
 
요즈음 제가 무의미의 하루 부위를 살고 있는 듯 합니다
멋진 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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