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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1-02 10:19
 글쓴이 : 강북수유리
조회 : 455  

 

밥 한번 먹자

 

정호순

 

아는 사람을 오랜만에 만났다

언제 밥 한번 먹자 한다

 

밥을 먹자는 말은

대화를 하자는 말이다

 

혼자 밥을 먹기 싫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내 외로움을 들키고 싶어서이다

 

너의 설움 접어두고

내 설움 먼저 들어보라는 것은

외로움을 들키기 싫어서이다

 

내 설움 일시적으로 풀었다고 해서

내 등에 멍에처럼 늘어진

고독과 외로움이 다 가시는 것은 아니다

 

내 고독과 내 외로움을 들키지 싶지 않다면

빈말이라도 밥 먹자는 말을 먼저

꺼내지 말아야 한다

 

외로움과 고독의 소외에서 벗어나

설움의 밥, 공경의 밥,

겸허의 밥, 눈물의 밥을

먹어보고 싶다면

한 해가 다가는 끝자락

찬바람 휑하니 가슴을 뚫는

노숙자 무료급식소 꼬랑지에 서서

배고픈 밥을 목 메이게 꾸역꾸역 넘겨볼 일이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1-09 20:15:05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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