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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1-02 19:05
 글쓴이 : 몰핀
조회 : 752  

 

 

 

백치

 

 

 

 

한 여자가 바람을 등지고 서 있다.

 

스침과 떠남과 때론 배신과 거짓말과

아주 나쁜 것들에 대하여

이 한 여자는 언제 부턴가 등을 지고 서서

굵게 흐르던 눈물 대신, 기나 긴 바람 하나가

그냥 지나가기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무표정한 공장의 노동의 시계추의 움직임 속으로

마냥 걸어 들어간다. 한동안 보이지 않을 기세로

 

오늘은 한 여자가 바람을 맞고 서 있다.

뒤돌아 선 남자의 뒷모습을 굵은 눈물로 덧칠한다.

떠나지 말아달라고 남자의 한 쪽 손목을 잡아끈다.

어느새 잔잔해졌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친다.

남자가 여자의 떨리는 손을 뿌리친다.

 

남자의 뒷모습에는 미련이라는 낱말이

애초에 없었다.

남자는 시든 꽃다발에 대하여는 쓰레기에 불과 할 뿐이다.

 

남자가 저 멀리 사라지자

여자는 바람을 등져야 할지

내일 다시 공장으로 생산되어 새로운 시간 속으로

사라져야 할지

결론을 내릴 수가 없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1-09 20:16:19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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