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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舊. 우수창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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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작성일 : 17-11-05 10:26
 글쓴이 : 주저흔
조회 : 541  

맨홀

 

 

맨홀에 하나뿐인 야구공이 빠졌다

발을 동동 구르던 그 때

변화구가 어깨의 천적인 줄 몰랐던 난

과녁을 비틀고 또 비틀었다

뭉크의 그림처럼 놀란 어깨가

어디론가 가라앉고 있었다

비가 온다

싸우지 않고 흐르는

빗물은 날갯죽지를 오랫동안 불리고 또 불렸다

통증이 모여드는 곳

한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는 곳

울렁울렁 과거가 흐르는 곳

엄마는 콩나물을 팔았고

물고기를 잡던 미세한 전류는

빨래하는 아줌마들 엉덩이를 들썩였다

복개 천 언저리가 쩌 억

엄마의 통증이 그 틈새로 새어나와

나도 모르게 흘러내린 내 어깨를

주워 담고 또 주워 담았다

비는 홀의 밑바닥까지 날 데려갔다

꺼내오곤 한다

간혹 시궁냄새가 새벽을 두드리면

잠결에 열어주기도 하는,

바람이 모든 통증을 훑고 간 자리마다

둥근 홀들이 빨깍거렸다

비 오는 날이면 가로등을 켜고

굳게 잠긴 내 어깨의 묘혈도 열어

안으로 안으로 침잠한 통증의 배후를

꺼내고 싶었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1-09 20:37:24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최정신 17-11-06 04:25
 
뭉크의 그림처럼 놀란 어깨...한 줄 문장이 별 중에 별이네요
그림을 보았고 뭉그러진 어깨를 보았으나 시적 진술로 차용하는 지점을 캐낸다는 것...
행마다 맨홀처럼 빠져 듭니다...시신께서 오셨나 봐요. 요즘...
주저흔 17-11-06 12:34
 
최선생님,,,감사합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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