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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舊. 우수창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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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1-06 16:30
 글쓴이 : 와이파이
조회 : 159  

달무리

 

 

 

남편도 일박이일 출장 중이고

아이들도 삼박사일 마침 수학여행을 갔다

 

라면이 끓어나기 기다리면서

한 손에는 수프를 또 한 손으로 달걀을 만지작거리다가 놓쳤다

어쩌면 나의 일상일지도

 

떨어진 달걀은 라면 위에서도 둥그렇지만

오래 방치되었던 달걀처럼 노른자가 터지고 있다

 

탄성 잃은 노른자의 기분이 이랬을까

한쪽 옆으로 흘러내리며 익는 달걀

 

라면이 부는 속도보다 빠르게 오르는 취기에

선풍기처럼 도는 십자 형광등이 모빌이다

하마처럼 물을 먹는 라면이

문어발처럼 흐물거리며 허공을 기어오르고 있다

 

누군가 옥상에서 춤을 추고 있다

얼굴 없는 사람들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줄을 타고 허적거리며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의상이다

 

낯에 입었던 나의 목 티를 입은 그림자가 창문으로

목을 길게 늘이고 기웃거리고 있다

여전히 나는 여기에 있을 뿐 그림자의 얼굴은 없다

 

불어터진 라면 냄비에 다시 불을 지피고

다시 달걀을 깨트린다.

이번에 깨지지 않고 테두리부터 서서히 익어오기 시작했다

 

갑자기 그림자가 자취를 감추고

마디마다 관절이 욱신거린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1-09 20:44:25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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