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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1-10 19:37
 글쓴이 : 하늘은쪽빛
조회 : 965  

 



 

 

 

국수 / 채정화

 

 

 

멸치와 다시마로 우려낸 육수에

알맞게 삶아진 국수 한 젓가락 건져 올리는데

울컥, 목이 멘다

식탁을 마주할 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역류성 과민반응

슬픔도 더러 밥심이 필요한 걸까

한 번에 부드럽게 넘어가듯

맺힌 데 하나 없이 산다는 건 어려운 일인가

내 안엔 섬이 산다

들을 수 없는 소리가 산다

볼 수 없는 우묵한 그늘이 산다

어떤 생각은 깊어질수록 안갯속처럼 아득해진다

심장 부근에 머물던 근원적인 슬픔은

이따금 바람을 일으키며 기습적으로 덮친다 

퉁퉁 부은 눈두덩 같은 국수를 후루룩, 삼킨다

국물이 짭조름 눈물 맛이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1-17 10:31:15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안희선 17-11-10 20:00
 
퇴고시인듯..

독자가 시를 읽으며 가슴이 아려진다는 건
전적으로 시인의 책임이지만..

국수가 영원한 그리움(볼 수 없는 우묵한 그늘)을 향한
사랑과 불가분의 관련으로, 혹은 역류성 과민반응의 슬픔으로
나타남은 이른바, <표현력이 있는 詩>의
전형典型을 대한다는 느낌도 듭니다

그런 표현력이 감지된다는 건 시가 담지하는
진정성眞情性 때문일 거예요
(즉, 공허한 추상으로 꾸며 쓴 시가 아니란 것)

국수에 오버랩 Overlap 되는, 그리운 섬의 모습

그 국수에 회억回憶되는 당신의 고단했던 인생 여정과
오로지 자식을 향했던 깊은 사랑..

그리고, 그리고, 짭쪼름한 눈물 맛


저는 요즘도 변함없이 늘 라면만 먹지만,
(할 줄 아는 게 그거 밖에 없어서)
시를 읽으니
오늘은 따뜻한 국수 한 그릇
먹고 싶어집니다

오랜만에 인사 드리며,
좋은 시에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늘 건안 . 건필하시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하시구요

쪽빛 채정화 시인님,
하늘은쪽빛 17-11-11 16:12
 
네, 지난번 거 조금 뒤적였어요
오랜만에 뵈어요 이곳두 이젠 겨울의 초입인 듯,

이젠, 가을까지 업고 국수를 먹으려니..그래서 끊었어요ㅎ~

언제나 본 졸시보다 깊은 의미를 담아주시는 정성,마음..감사할 따름이에요

언제 귀국하시면 연락하세요
따끈한 국수 한 그릇 대접할게요

오늘은 갑자기 추워진 듯하네요
정말 추운 곳에 계시는데 건강 잘 챙기시길 바라구요
진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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