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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1-14 09:04
 글쓴이 : 최경순s
조회 : 361  


모태 솔로의 비애/ 최경순


땅속의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데,
암요,
7년을 캄캄한 무덤 같은 땅속에서 궁상만 떨었겠어요,
적막한 어둠을 덮어쓰고 실낱같은 희망에 대해
아주 친밀하게 계획을 세웠죠,
이성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도, 탐구도 하고요,
목을 틔우는 법
악보 보는 법
나무에 매달려 애원하는 법
피 토하는 심정으로 매일매일 맹연습한 결과
드디어, 긴 세월 인고의 허물을 벗고
하찮은 미물도 태어나는 것에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인내와 고뇌를 터득하였으므로
자, 봐라,
한여름의 멱살을 잡아 당당하게 사랑을 찾아
이 세상에 나오게 된 거죠,
막상 나와 보니
여름은 찜통더위라 그런지 참, 짧더라고요,
햇살도 비지땀을 뻘뻘 흘리는 무더위라 지쳤거든요,
어떻게 노래를 불렀는지 모를 무아지경이었죠,
사랑이 이러쿵저러쿵한 것도 같은데
그저, 맴맴 맴돌다 아무런 생각도 나질 않는 거 있죠,
그렇다고 굼벵이 담벼락 뚫듯 할 수는 없었지요,
14일이란 촉박한 시간인데
목이 쉬어 터져 득음이 될 때까지 노래를 불렀죠,
내 사랑 찾아
나무에 악보를 그려 넣고 한풀이하듯
촉박한 시간이 이유가 되질 않는다는 듯
사랑 노래 애타게 부르다 부르다
뼛속까지 사랑을 애걸해 보았지만
단 한 번도 애틋한 사랑이 찾아오질 않자,
그 상실감이 큰 매미는 요,
사랑표현이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짧은 필생,
채워지지 않는 사랑의 비애를 비쩍 마른 날개에 얹고서
이젠 정처 없이 떠나려 합니다
텅 빈 껍데기 속 그리움으로 나 여기서 사랑 고백했노라,
마지막 비문(祕文) 같은 울음으로
독백의 연서(戀書) 한 장,
늙은 소나무 껍질에 새겨 넣어야겠어요,
시린 이별도 요,
그리고, 세상 모든 인연과 등 돌려 번데기처럼
자신을 둘둘 말아 은둔 속으로 사라져 갔다

나목의 우듬지서
마지막 잎새 한 장 멍든 채 펄럭인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1-17 10:40:12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정석촌 17-11-14 09:18
 
펄럭이는  잎사귀 옆
가지 끝에

걸어놓은  헌옷  한 벌
누구건지

시방
알았네요
매미선사  허물인걸

최경순s시인님  겨울매미  시린 이별이 시립니다
고맙습니다
석촌
     
최경순s 17-11-15 07:47
 
댓글이 늦었지요
요즘 바빠서 눈코 뜰 새 없습니다
겨울이 젤 바뿐 철입니다
세탁업을 하거든요
헌 옷 있음 보냬 주십시오
새 옷처럼 말끔히 크리닝 해 드리겠습니다
시인님은 요금 따블입니다 ㅋㅋ
아! 수선도요
고맙습니다
이렇게 꼬박꼬박 챙겨 주셔서요
문운 가득할 겁니다
한뉘 17-11-14 11:39
 
그 헌옷 한 벌을 모아
각 옷가지마다 불을 밝힌 작업자를 보았습니다
그들에게는 전생애이지만
미완의 시각으로 바라본 애틋함이라
전해 지더군요...
그 어떤 역활에 충실 한다는것이
인간이 정한 룰만은 아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정말 얼마전에 녹음과 매미소리가
곁에 있었는데 이리도 훅 지나가니
새삼 놀랄일도 아니지만 무심함만
가득 고입니다^^
무심함에 단추 하나 하나 꼭꼭
채우시는 남은 한해이길 바랍니다.
되돌려주신 시간 감사합니다^^
     
최경순s 17-11-15 08:01
 
그 헌옷 모아 웃으며 빨래한다는 소문만복래가
저 이옵니다 ㅋ
참으로 소문이 빠르십니다
그래서 시를 잘 쓰시나요
부럽구요 뭐, 헤어진 속 고쟁이라도 있음 누벼 드리지요 ㅎㅎ
애타게 부르다 헌 옷만 벗어 던진
어느 아주 가까운 분의 이야기 입니다
노력해도 않되는 사람이야기 입니다
쓸쓸해 보이고 외로운 겨울이 다가오는데 안타까워 써 본 글
이미지 마감 끝에 급히 쓴 졸글로 남겠습니다
따뜻한 겨울, 화롯불 같은 한뉘 시인님
문운 가득하십시오
주저흔 17-11-14 19:12
 
만물의 발원지가 물이라면
저들의 처연한 울음과 날갯짓의
모태는 사랑이겠습니다.
가을냄새 물씬한 시 잘 감상하고 물러갑니다
시인님,^^
최경순s 17-11-15 08:10
 
주저흔 시인님!
처음 뵙습니다
이토록 찾아 주시니 감사 떡을 돌려야 하는데,
어쨌든 고맙습니다
모태는 사랑 맞습니다
헌데, 단 한번도 사랑을 나누지 못한 이도 있답니다
늘, 주위가 쓸쓸하답니다
안타까움에  글로나마 위로가 될까 적어봅니다
가을은 고사하고 올 겨울이 유난히 추울 걸 생각하니
마음이 찡합니다
시인님 따뜻한 겨울 나십시오
또, 한번 거듭 인사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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