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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1-22 11:33
 글쓴이 : 활연
조회 : 855  

촉슬

활연



전깃줄에 물방울이 맺혀 있다
스스로 등불 하나 내걸지 못한 굵은 줄 하나가
울고 있는 거다

빨간 발자국 흰 발자국 나란히 걸어간다
뼈와 살을 나눈 사이 같다

무릎 바스러진 허공과
이음새 버긋한 바닥

오선지에서 뛰어내린 음표들이 젖는다
바람이 색소를 발라낸 벙어리 흰 입들
무어라 중얼댄다

가자, 강물이 우수리 은어 두엇 내어놓는 곳으로

불 덴 산자락
나뭇가지에 물방울 이분음표가 맺힌다

무릎 맞대고
서로의 투명 속을 건너가는 거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1-30 10:06:50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최정신 17-11-22 14:47
 
우수리 은어 두엇 내어놓는 곳으로//
은사시나무잎 물결 같은 언어의 음파가 아름답습니다.
안희선 17-11-22 15:08
 
촉슬..

시를 읽으며, 나는 무릎을 대고
마주 앉은 장소에서
어떤 풍경을 대할까? 하는 생각

한 조각의 꿈, 뼈 한 조각의 아픔이
내 그림자의 그늘로 드리워질 거 같다는

그런 내 비참한 풍경에 비하자면,
시인이 촉슬로 마주한 풍경은
참으로 투명하게 빛서린 것이어서 (부러움)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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