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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舊. 우수창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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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1-25 16:17
 글쓴이 : 그믐밤
조회 : 265  

열두 개의 그림자를 가진 나무






비가 내리네 겨울비가

마취탄을 맞고 달아나는 들개처럼

뒷걸음질치며 미친 듯이 퍼붓네


나는  가슴을 가진 처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지

원시의 흔들거림

종족의 허기가 신앙하는 풍요의 벽화에서

발굽 달린 짐승들의 질주

젖은 등에 석촉을 맞고 달려오는 들소처럼 바람이 부네


움직임이 둔하지만 않다면 표적이 되지는 않아

 상처를 들여다보는 어미 짐승의 눈빛 속으로 찬비는 내리네


새끼의 울음소리는 저승까지 들릴 테지

동굴 밖에서 서성대는 발걸음들  누구요물음에  없이 돌아서는

한기에 몸을 떠는 새벽이 오네


아직 명명되지 않은 어떤 감정에 도달하는 어린아이처럼 

미혹에 빠진 표정들로 극락의 황홀경을 노래하던 영혼은 그러나

세상 가득한 악취에 시달리네


낮은 기압골이 지붕을 누르고 있네

반지하 방에 드는 빗발은 어둠 속에 성성하고 야산의 짐승은 

허기에 지쳐 올무에 목을 거네


그림자를 따라 뛰어가는 생의 자정에 나는 

식은 행성 같은 얼굴로 꿈의 가지마다  번씩 매달려서 

삭에서 그믐 사이를 오락가락하고 있네


둥글게 말린 몸들의 따뜻한 잠을 떠도는 환상여행

부드러운 운율에 실린 만트라처럼 아침안개가 밀려 오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1-30 10:42:31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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