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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2-27 17:00
 글쓴이 : 활연
조회 : 759  

목련


    활연





  방죽길 벼락 별자리 비구름 울렁거리던 모래폭풍이었다

   눈먼 물고기 방사한 희뿌연 밤의 부력이 들어 올린 민무늬 울컥거리는 심방에 너는 있다

   지옥에서 보낸 한철* 섬모처럼 늘어진 꼬리를 당기면 희미한 바깥이 보인다

   나무를 기어오른 진흙의 시간이 피었다 지고 는장이 푸른 물든 오래된 쓴맛 입안에 돈다

   어느덧 낭창거리는 무른 가지 늘어뜨리고 어느 저녁 수정 눈 흔들리겠다

   벙긋이 발아한 너를 무참히 뭉갠 나날이 묵음으로 돌아온 메아리를 연애라 부른다

   물거울에 비친 널 흔들어보지만 이삭꽃차례 무너져내리듯 무영등 일제히 꺼진 봄날의 뒤란이 있다

   진흙 무릎에 괸 부종을 짜내면 차오르는 꽃너울

   희디흰 종주먹 쥔 꽃망울이 허공을 두들긴다 나뭇가지 연못에 잠든 연을 흔든다




   * 아르튀르 랭보의 시집.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1-03 10:09:09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활연 17-12-27 17:07
 
눈물의 중력

  신철규



  십자가는 높은 곳에 있고
  밤은 달을 거대한 숟가락으로 파먹는다

  한 사람이 엎드려서 울고 있다

  눈물이 땅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막으려고
  흐르는 눈물을 두 손으로 받고 있다

  문득 뒤돌아보는 자의 얼굴이 하얗게 굳어갈 때
  바닥 모를 슬픔이 눈부셔서 온몸이 허물어질 때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다

  눈을 감으면 물에 불은 나무토막 하나가 눈 속을 떠다닌다

  신이 그의 등에 걸터앉아 있기라도 하듯
  그의 허리는 펴지지 않는다

  못 박힐 손과 발을 몸안으로 말아넣고
  그는 돌처럼 단단한 눈물방울이 되어간다

  밤은,
  달이 뿔이 될 때까지 숟가락질을 멈추지 않는다




`
주저흔 17-12-27 17:27
 
희디 흰 종주먹 쥔꽃망울이 허공을 두들긴다, 나뭇가지 연못에 잠든
연을 흔든다./ 머잖아 흐드러 필 그 연들이, 벌써부터 그리워지는 저녁입니다.
보폭이 넓고 빨라 따라가기 힘들지만 즐겁네요.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드립니다.^^
활연 17-12-27 17:32
 
선무당 느낌으로 디오니소스이거나 바코스다.
주저주저 흔들어봅니다. 새해 복 만이 잡숫기를.
동피랑 17-12-28 04:16
 
굉장히 아름다운 말로 절을 지었네요.
로코코, 바로코 양식 다 합쳐도 따라갈 수 없는 목련의 이삭꽃차례 양식.
맥문동에 이은 또 하나의 식물도감을 화려체로 읽습니다.
봄인지 겨울인지 이 밤 목련에 취해서리....
이명윤 17-12-29 15:44
 
집 마당에 목련나무 두 그루가 매년 꽃을 피었다 떨구지만
목련에 대한 시 한 편 쓸 줄 모르니..쩝
절구통에서 찧어 올린 찰진 언어들이 자꾸 혀에 달라붙습니다..
물론 감칠맛 나지만 서술의 절반 정도는 그냥 일상에 굴러다니는
언어여도  좋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저도 언젠가 목련이 피면 허공에 감성의 알전구 하나 켜야 겠습니다.
새해에는, 활연님의 진가를 문단이 제발 눈치채길 바랍니다.
건강한 연말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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