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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작성일 : 18-01-06 01:47
 글쓴이 : 공덕수
조회 : 169  


자화

빈 괄호들 뿐이다.

끝 없는 괄호들이 뭉쳐 구근이 되버린, 
양파의 단면을 뚝 자르고
일용할 괄호들을 얇게 썰어 맹목의 비린맛을 가릴 뿐이다.
묵비권을 행사 할 수 있습니다.
수갑처럼 열린 괄호를 흔들며 정답이라며 내 손목을 당기는
선생님! 모든 괄호들을 믹서에 갈아서 마시면
육(肉)진 답이 되느라 탁해진 나의 피가 맑아질까요?
까도 까도 섣부른 답에 물들지 않는 백치, 아니, 백지
좋아요 컵 속에 담궈서 키워보죠
아무 답도 없는 희망이 시퍼렇게 멍들어가는 것을 보며
괄호들이 썩어문드러져 버리도록
이젠 국에도 양념 고기에도 넣을 수 없는
사느라 오염된 빈 괄호들을 쓰레기통에 버리도록,

눈이 매운 까닭 또한 빈 괄호다
첩첩의 괄호 맨 안쪽
괄호와 괄호의 합장,
오로지 기도 뿐이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1-11 20:19:18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동피랑 18-01-06 07:13
 
눈부신 은유다. 앵글 속으로 또는 수정체 안으로 괄호에 괄호를 중첩한 내적 함수다.
아무나 풀 수 없는 방정식을 화자는 몸으로 세우고 있다. 미지수들이 아리고 때로는 거칠게 영역을 넘어려는 시도가 있겠으나
우리는 다만 선생님의 백묵을 지켜보면 된다.

맵살하고 달콤하게 무친 생채 시!
공덕수 18-01-06 09:07
 
ㅎ..같은 이미지를 골랐군요. 같은 찰흙을 쥐어주어도 세모를 만드는 아이, 동그라미를 만드는 아이 있나봐요.

시인님의 댓글 같은 시를 정말 제가 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도르 문디가 약 5000억원에 낙찰 되었다지요.
5천억원이 어느 정도의 돈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군요.
그래도 그림값이 빌딩이나 비행기 값보다 비싸다는 것은 인류의 희망인 것 같아요.
아직도 물질보다 영혼의 값이 비싸다는 말 같아,
역시 인류는 원숭이보다 나은 종이구나 안심이 됩니다.

5000억원이면 아프리카나 북한에 먹지 못해 죽어가는 인구들을 얼마나 살릴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도, 인류가 굶어 죽어가면서 지키는 영혼의 자산이 있어서 다행이라 여겨지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시인들이 낸 시집을 다 합하면 5000억원이 될까요?

시집도 자필로 단 한권만 낸다면, 누구 시집 그러면 경매가를 높게 부를 수 있을까요?
시집이 불온서적이나 금서로 분류 되어 돈이 있어도 구할 수 없고 살 수 없을 때
정말 비쌌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아침 입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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