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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2-12 22:12
 글쓴이 : 피탄
조회 : 382  

<로맨티컬리 아포칼립틱>

계약은 믿을 수 없으리만치 낭만적이었고 파멸적이었다
서로를 담보로 삼아 소유하던 시절은 상대성 원리를 역설했다
너와 나는 언젠가 서로 만나던 그날처럼
이제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고자 서류를 준비했다
그러나 각자에게 남긴 빚은 이자를 채찍삼아 할퀴었다
그것은 둘 중 누군가의 일방적인 피해와 가해도 아니고
피고와 원고도 아닌 전형적인 쌍방과실이었다
우리가 아닌, 사람 1과 또 다른 사람 1의 집합체란
삶의 관계선상에 수없이 걸친 것들 중 하나였을 뿐인데
왜 이리도 치졸하고도 지리멸렬한 참호전으로 이어졌나
일찌감치 지장을 찍은 마당에 부질없이 한탄한다

그렇게 우리였던 것은 나와 나 아닌 것으로서 갈라져
관계의 세기말, 땅 위에 수많은 버섯구름을 자아냈다
그래도 죽지 않은 것은 무간에 떨어져서도 살아있다 한다
존엄을 잃어버린 무언가로서 하염없이 파괴되면서도.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2-19 10:42:47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공덕수 18-02-13 01:54
 
그렇군요. 깊이 공감하며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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