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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2-26 23:58
 글쓴이 : 창동교
조회 : 847  


          
            나의 마감법
                
서투른 게 보고 싶다면
종이배를 접어줄게
접어놓고 모자라고 우겨줄게
처음부터 모자를 접고 싶었다고
​진화하는 것은 서투른 완성
펼쳐보진 마
상처투성인 흔적만 있으니
​​
모든 드라마가 로맨스를 허용해도
나의 로맨스는 드라마를 허용안해
극적인 마감은 내 것이 아니야
삐딱하게 웃어줄게
구부정한 자세로 늙어가는 모자처럼
종이배도 그늘에서 익어가지
마감이 완벽하다면 종이컵
모양은 둥근 걸로 하자
모자라고 우길 수 있어야 하니까
엎어놓으면 모자가 되고
귀나 입을 막으면 전화기가 돼
​​
종이컵이 무방비상태라면
젖어서 뭉개지는 것과 같겠지만
아주 냉정하게 아주 태연하게
​액체를 담고 서있지
정교한 마감으로
뭔가를 우기고 있을지 몰라도
젖지 않는다면
접지 않는다면​
아주 완벽하지 안 그래?
종이컵에 액체말고
무언가를 담는다면
보이지 않는 것이 좋겠어

이를테면 목소리지
최선을 다해 출력하는 확성기처럼
포물선은 알아도
비거리를 모르는 선수같이


천천히 당겼던 손끝과
팽팽해서 흔들릴 수 없던 시간을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3-05 09:45:36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공덕수 18-02-27 07:10
 
참 좋다는 말을 술 취해서 장황하게 한듯 합니다.
건필 하십시요. 잘 읽었습니다.
서피랑 18-02-27 09:37
 
사유의 비거리가 마음대로 늘어나는 군요,
언어를 다루는 솜씨가 젊고 활달합니다..
멋진 시,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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