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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4-02 08:04
 글쓴이 : 잡초인
조회 : 225  

나무 그, 슬픈행보


 


짙은 수목의 내막에는 

태초부터 떠돌던 오래 묵은 바람의 뼈가 살았다

바람의 생애가 고스란히 박혀 있는 굳어진 목류의 행보. 빛은 벌레 먹은 옹두리로 단단해진 고백의 증거들을 둥근 필법으로 켜켜이 말아 넣었다


공중은 테두리에서 파동을 일으켰으므로 

초침을 삼킨 이전은 둥근 띠처럼 샘물이 자라났다


사람들이 

헐어진 고서古書에서 

출토된 발자취를 갈무리하는 동안,

물 파장이 지나간 자리로 밑동이 출렁이자 바람 범람한다  


비트코인처럼 채굴된 블록block한 내력이 바람으로 몸을 뒤척일 적, 동강이 난 둥근 토막말 속 무늬가 몇 줄의 가래 썩인 녹슨 초침 소리를 자꾸만 세상 밖으로 뱉어내고 있다



심장이 말라가는 동안 

마치, 번뇌나 고뇌가 열반으로 소멸하여 윤회한 것처럼, 불러내지 못한 적막한 세상으로 환생한 것처럼, 


한번 죽었던 혼백은 홀씨불이로 

물씨가 착색을 불러 싸구려 믹서, 커피를 마실 때, 

바래진 고본은 영묘한 기운에 안부를 묻는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4-06 13:45:22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두무지 18-04-02 10:49
 
수목 속에 숨어있을 바람의 뼈를 헤아려 봅니다
굳건한 혼백처럼 감추고 살아 있을,
아직도 누군가를 기다리기라도 하듯 꿋꿋한 기상으로
서 있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늘 좋은 시 감사를 드립니다.
김태운 18-04-02 17:02
 
동강이 난 둥근 토막말 무늬가 참 붉습니다
파랗게 환생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뼈야 어차피 뼈색이겠지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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