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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4-04 14:44
 글쓴이 : 샤프림
조회 : 248  

몽골 어느 초원의 밤

 

 

먹물에 풍덩 빠진 적 있다

유배지인지

여행지인지

선교지인지

먹물을 찍어 큼직한 전언을 써 내려가도

먹지에 먹물은 그대로 스며들고

블랙홀로 빨려들던 외마디 고함에

놀란 산 짐승 뛰는 소리 저만큼 들리고

한 발 내디디면 천길 절벽 아래일 것 같아

오도 가도 못 하고 오들오들

사시나무로 서 있을 때

한 뼘 머리 위로 내려와 먹물에 몸을 닦는 뭇별,

영롱히 빛나던 별빛의 궤적을 읽어갈 때쯤

 

, 순한 눈매로 물길을 내며 흘러오는 저 초승달

 

멀게지는 먹물의 농도 속으로

실금의 초원길 어렴풋해 지고

그 길 따라

더듬더듬 찾아간 간이역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열차를 하염없이 기다린 적 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4-06 14:00:46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서피랑 18-04-06 08:39
 
저도 그런 곳에
하루쯤 머물러봤으면,,,
간이역에서 끝나지 않는 하루를 보며
기차를 기다리며... 아주 길고 긴 시를 쓰고 싶네요..^^
샤프림 18-04-06 13:01
 
시인님 다녀 가셨군요

 거의 15여 년 전 기억입니다
 그때 당시 객기를 부리다 혼이 났었지요
 무서움에 떨면서도 칠흑같은 밤 별빛,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어릴적 밤하늘에서도 볼 수 없었던 별빛이었습니다
 게르 하나 보이지 않던 초원이었지요

 요즘 바쁘신가 봅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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