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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4-07 20:34
 글쓴이 : 라라리베
조회 : 455  

바람의 고백

 

 

신명

 

 

바람이 높은음자리표를 그린다

놀란 봄을 넣고 거위털 점퍼를 다시 꺼냈다

아낌없이 주고 한 생을 마감한 많은 생명

오늘 바람 속엔 무심코 취했던

그들의 아픔이 묻어 있을 것만 같다

봄은 늘 무엇인가에 미안하다

겨우내 이기를 위해 주머니를 부풀렸던 탐욕이

꽃샘추위를 부르는 걸까

뜀박질을 잠시 멈추게 하는 바람의 속내가 궁금해졌다

풀숲 너머 보이는 노랑은

연두 안에서 더욱 눈부시다

바람의 기세에 목련이

정신없이 부푼 몸을 가다듬고

꽃잎을 반쯤 버린 벚꽃은 행로를 거듭 살핀다

어우러져 빛을 발하는 조율을 바람은 기다렸나 보다

문득 뜨거워진 햇살에 정류장도 없이

과속하는 시간의 바퀴가 못내 서러웠을 바람

바람은 바람으로 불어가며 머물고 싶었던 순간을 떨군다는 것을

바람 속에서 바람에게 듣는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바람의 심장을 흔든다

한차례 고백을 마치고

둥지를 털어내는 바람의 등이 하얀 눈물로 번져 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4-10 16:07:44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최경순s 18-04-07 21:21
 
캬아!
하얀 꽃 잎이 바람의 등을 타고
심장 속을 쿵쾅쿵쾅 헤집는구나!
즐거운 고뱩 잘 듣고 갑니다
주말  화이팅하세요
라라리베 시인님,
     
라라리베 18-04-08 00:16
 
최경순 시인님 오랫만에 뵙네요
거센 바람에 스며드는 추위가 아직은 겨울이
미련을 다 내려놓지 못했나 봅니다
세상 모든일이 다 그렇겠지요
봄이 너무 찬란해 눈이 부시다가도
어느덧 세찬 바람에 휩쓸리고
참으로 사람의 생각으로는 풀 수 없는
삶의 걸음이 바람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최경순 시인님 귀한 자취 남겨주심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샤프림 18-04-09 23:26
 
어우러져 빛을 발하는 조율을~~
우리 삶에도 때때로 필요하지요 시인님
근데 참 어렵죠
그래서 때론, 신께서 개입하시기도 하고
이번 꽃샘추위는 그런 이유였군요
과속이 심하다 싶었어요

평안하시지요
요즘은 좀 뜸하신 것 같아요 시인님!
라라리베 18-04-11 19:02
 
샤프림 시인님도 잘 지내시지요
저도 시인님의 반짝반짝하는 시편 잘 읽고 있습니다
가끔은 시를 대하는 일이 사치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시와 같이 하는 시간은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일텐데
일상은 순서를 정해주곤 하지요

그냥 흐르는 대로 따르다 보면 시가 알아서
저를 보고싶어 할 것 같습니다

샤프림 시인님 따스한 자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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