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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4-12 14:14
 글쓴이 : 라라리베
조회 : 294  

시라고 부르는데 그대가 돌아본다

 

신명

 

 

어느 날부턴가 나는 기묘한 동거를 시작했다

 

의식의 저편에서 지켜보는 수상한 눈

곤히 자던 잠에게 모스 부호를 해독하라 한다

볼을 스치기라도 하면

백치미를 굴리며 속살을 비벼댄다

 

시도 때도 없는 공격에 이분화된 영혼

먹이를 원하는 횡포에 밤을 지새운 초침이

방향을 잃고 거꾸로 돌아간다

 

어느 날부턴가 나는,

꽃을 보고 기쁨이라 부르는데

가슴은 촛불이 타는 듯 그을음이 생긴다

비상하는 새는 뒤집힌 별을 고르라며

달아오른 주둥이를 쪼아댄다

비밀이 출렁이는 바다는 날마다 본색을 드러낸다

모래알을 모두 세라 한다

아가미 없는 물고기를 찾으라 한다

 

숲속엔 주인공 없는 영화가 상영 중이다

음악이 구름이 별이, 스며드는 것들은 모두

내 안의 바람을 몰고 다닌다

귓불에 붙은 뜨거운 호흡, 늑대의 울음같은

행간을 걷는 바람 소리가 들린다

 

절벽에 몰린 핏빛 자아. 거슬러 오는 딱지 없는 상처.

감전된 꼬리를 조금씩 자른다

살며시 돌아누워 보지만 손톱이 뽑히는 통증에

잔뜩 일그러진 해후를 한다

 

어느 날부턴가 나는,

빙의가 된 듯 온몸으로 웃고 우는 자화상을 만난다

시의 정원에서 선악과를 따 먹은 것일까

 

분명 시라고 불렀을 뿐인데, 허우적거리는

내가 돌아 본다 그대가 돌아본다

 

만장을 헤매던 눈빛이 붉게 물들자

우우우, 슬픔의 다리를 건너온 나의 하얀 새 

백야 위에 신기루를 기어이 쏟아내고 있다

 

우주 저 아슬한 바닥에서,

한 움큼의 햇살도 쥐지 못할 것 같은 허기가

물의 깊이를 측량하며 떠오른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4-15 07:35:48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샤프림 18-04-12 14:34
 
시인은 얼마나 좋으랴
세상이 다 시로 보일테니
줄줄 시나 읊고 시나 쓰고~
이땅에서 천국을 누리는 사람이 시인이다 했지요

요즘 아주 쬐~끔
세상에 쉬운일이란 없구나 ~~~

좋은 시 감상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인님
     
라라리베 18-04-12 14:59
 
천국을 누리는 사람
그럴까요 그런걸까요
시에 대한 갈망은 곧 자신을 조각내서 낱낱이 해부하는 것이라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긴 하지요
그 고통이 마약의 맛은 모르지만
저한테는 고뇌에 중독 된 것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시를 데리고 살아도 멀리 버리고 와도
잠 못드는 세상이라면 시와 함께 밤을 새는 것이 낫겠지요
시와 노는 시간이 가장 호사스러운 시간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다녀가심 감사합니다
시와 함께 하는 행복한 봄날 이어가세요
샤프림 시인님^^
최현덕 18-04-12 22:16
 
보이는 것은 모두 새로운 것들의 움직입니다.
산과 들이 총천연색입니다.
이 좋은 계절에 좋은 글 많이 보여주세요.
신명 시인님, 물이 올랐습니다. 삼삼칠 박수 보냅니다.
     
라라리베 18-04-13 21:04
 
꽃은 피고 지고 바람은 왔다 가고
눈에 익은 풍경은 매년 변함없이 아름다움을 선사하는데
바라보는 마음은 매번 바뀝니다
한동안 많이 시와 같이 하기가 힘들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한편을 짓고나면 허기에 시달리면서도 놓을 수가 없었죠
이젠 조금 이력이 났지만 갈수록 더 절실하고 벗어날 수없게 하는건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최현덕 시인님은 소설도 쓰시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제가 박수를 쳐드려야지요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미소.. 18-04-12 23:47
 
시의 유혹에서부터
시는 자신이 인지하는 모든 사물을 분해하고 분해한 이질적인 것을 서로 이어 붙여서
낯선 새로운 사물을 장인정신으로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까지 읽고 갑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고운 밤 되십시오.
     
라라리베 18-04-13 21:10
 
시가 저를 유혹하는 건지 제가 시를 유혹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하고 싶은 말이 많을 땐
그것을 표출하는 어떤 돌파구가 시라는 것이지요
지난하고 힘든 여정이지만 때론 시원한 물 한잔같은
소중한 존재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소시인님 행복한 봄날 되세요^^
두무지 18-04-13 11:01
 
시와 얽힌 영혼 속으로 깊숙이 탐익하시는 모습이
오히려 경이롭게 느껴 집니다,

어느 고비에서 어떤 내용을 끄집어 낼 때 가장 아름다운 시로 승화
세상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존경 받을지, 많이 쓰다보면
필경 그런 기회는 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결론을 놓습니다
많은 건필과 행운을 빕니다.
     
라라리베 18-04-13 21:15
 
분명 하고 싶은 말은 있는데 보이지는 않고
엉뚱한 곳을 두드릴때는 제가 지금 왜 이러고 있나 싶을 때도 있지요
머리를 싸매고 가까이 가보려하면 더 멀어지고
잊었다 싶으면 와서 쿡쿡 찌르는 알면 알수록
더 어려워지는게 시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두무지 시인님 감사합니다
꾸준히 시와 가까이 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좋습니다
환한 봄날 같은 좋은 시 많이 지으십시오^^
은영숙 18-04-13 22:26
 
라라리베님
사랑하는 우리 신명 시인님!
방갑고 반갑습니다

우리 시인님의 시는 대단한 갈채를 받는 주인공입니다
전체 우주 부터 심연의 영혼 성까지 발굴 할 수 있는
어느 시인도 흉내 낼 수 없는 찬란 하면서도 깊이를 간음 할 수 없는
기맥힌 발상 부터 표현 할 수 없는 신비를 겸비한 시인......

내 표현이 모자랍니다 박수 갈채로 대신 합니다
잘 감상 하고 갑니다
건안 하시고 고운 주말 되시옵소서
사랑을 드립니다 하늘만큼 영원이 영원이요 ♥♥
     
라라리베 18-04-13 23:57
 
반갑고 반가운 은영숙 시인님
몸이 아직 힘드실텐데 이 먼 곳까지 잊지않고
찾아오셔서 따스한 말씀 놓아주시는 시인님의 고운 마음이
봄꽃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아낌없는 시인님의 칭찬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또한 잘하고 있으니 더 분발하여 좋은 시를 빚으라는
격려의 말씀으로 들려 선생님께 별도장 받은 학생처럼 무척 기쁩니다

은영숙 시인님 아무쪼록 건강관리 잘하셔서 쾌차하시고
따님께도 봄꽃처럼 환한 기쁨이 같이 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사랑 많이 믾이 드릴께요^^~~
정석촌 18-04-14 08:54
 
시네마 천국은  봄날의  불가촉특권
울울한 꽃들의  꿈

성찰이 빚은  빛이  봄볕입니다
라라리베시인님  여울이 붉습니다
고맙습니다
석촌
     
라라리베 18-04-14 17:16
 
시는 꿈 꾸는 자의 것이겠죠
봄날은 시인님 말씀처럼 꿈 꾸기에 좋은 한편의 영화일 것 같습니다

따스한 봄햇살과 봄꽃 축제를 만끽하시는
환한 봄날 되십시오

반가운 걸음 감사합니다 정석촌 시인님^^
힐링 18-04-15 02:15
 
시의 깊이를 헤아려 확장성을 보여주시니
오묘하고 갈등의 연상선을 바라보게 합니다.
시를 움켜쥐고 흔들어보이고 뒤집어 흔들어 보일 때
그 만큼의 내공으로 오는 힘의 무게를 절감하게 합니다.
시인님만이 가진 유장성과 생기를 뽑아 내어
우리를 감동으로 젖어들게 합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라라리베 18-04-15 23:26
 
힐링 시인님 먼 곳 까지 잊지 않고 찾아주셨네요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시는 곧 자신의 마음일텐데 내 마음조차
마음대로 안풀릴때는 너무 부딪껴서 한번씩
토로하고 싶을 때가 있지요
그러고나면 시원해져야 할텐데
더 허무하고 고독해지기도 하고요
감동으로 젖어들었다고 표현해 주시니 제가 오히려
많은 위로 받습니다

감사합니다 힐링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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