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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12 13:49
 글쓴이 : 라라리베
조회 : 264  

빗속을 건너가는 하루

 

신명

 

 

아침을 여니 유리창이 무채색으로 얼룩져 있다

매달린 빗방울과 눈을 맞추다 불현듯

너와 내가 빗속에서 만나고 빗속에서 돌아선다

 

처음에는 물방울로 톡톡 치다

발등만 적시다 온몸이 흠뻑 젖는 날

 

스며드는 기척에

여자와 남자, 떠난 자와 남은 자, 음지와 양지,

떠오르는 것과 잊혀지는 것

 

빗속에는 이 모든 것들이 발을 들고 건너온다

 

소유할 수 없는 새벽이 고인 물을 쏟는다

붉어진 별빛에 잠기던 시간은 마르질 않아서

털어도 뿌리를 만질 수 없어서

사람에게 사람으로 기대는 것이 두려웠다

 

발끝을 뾰족이 세우고 하늘을 본다

종착역도 모르고 걷는 하얀 발

어제 내린 비를 지우고 해 밝은 허공을 그리지만,

 

맨발로 걷는 하루에 가시가 봄날로 돋는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5-15 21:40:32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힐링 18-05-12 18:06
 
맨날로 걷는 하루가 봄날로 아프다 했으니
아마도 심한 봄을 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눈을 뜨고 밖으로 나사야 하는 삶의 여정을 관조하면서
생을 부조 하는 시적인 감응은 봄날에 대한 애환과 비와
깊은 생각들이 첨삭되어 빚어내는 솜씨가 가슴을 쏴 하게 합니다.

주말 오후를 행복으로 채우소서.


라라리베 시인님!
     
라라리베 18-05-12 18:17
 
힐링 시인님의 댓글이 부족한 시보다 더
많은 생각에 머물게 해줍니다
비가 오면 사람의 감성이 무한대로 치솟는가 봅니다
밤새 내린비로 축축한 내음이 확 끼쳐올 때
생은 참으로 쓸쓸한 느낌을 주지요
빗방울만이 적막을 두드릴때면 허전한 마음에
맨발로 길을 나선 생각이 들곤 하네요

힐링 시인님 좋은 말씀으로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은영숙 18-05-12 18:30
 
라라리베님
사랑하는 우리 신명 시인님!
반갑고 반갑습니다

우리 시인님의 감성의 남다른 낙만파 요소가 짙은
천재성이 있으셔요
맞아요 젊을댄 비오는 날엔 웬지 쎈치 해 지기도 하고
운무에 쌓인 산책의 오솔길도 레인코틀르 입고 걸어 보기도 하고 ......

약간 염세 적이기도 하던 사춘기가 생각나네요
시인님의 고운시에 취하고 머물다 가옵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시옵소서
사랑 합니다 하늘만큼 영원이요 ♥♥
     
라라리베 18-05-12 23:14
 
반갑고 반가운 은영숙 시인님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할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시인님 글을 읽다보니 오래전에 지독히 염세적이던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라는 전혜린의 에세이에
심취했던 생각이 납니다
그때는 정말 한치앞을 모르는 미래에
왜 이세상에 왔는지 왜 사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던 때였죠
다 청춘의 열정이 있기때문에 지독한 열병을 앓았을 것입니다
시인님도 그런때를 겪으셨으리라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파릇하니 아름다웠던 시절이었죠

항상 좋은 말씀으로 격려도 해주시고 아낌없이 칭찬도 해주시니
넉넉한 시인님의 품성에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은영숙 시인님 감사합니다
시인님도 편안한 밤 되시고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많이 많이 사랑 드릴께요^^~
정석촌 18-05-12 20:12
 
비는  소리로  다가와
시  짓는  가슴을  통과합니다

떨리는 율로  아리게도 합니다
글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창 밖을  나서고 있습니다 ^^

고운 저녁 되십시요
고맙습니다
석촌
     
라라리베 18-05-12 23:19
 
끊임없이 이어지는 빗소리
그 빗소리가 어느때는 자장가로
어느때는 불면의 신호음으로 다가오기도 하지요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다양한 변화를 겪으며
하루를 보내는 것 같습니다
이런 마음을 시로 표현해 낸다는 건 매력적인 작업이겠지요
마음의 짐을 조금씩 덜어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만족해야겠습니다
정석촌 시인님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오^^
최현덕 18-05-12 22:06
 
꽃말이 터지자 마자 덥썩 물고 늘어지는 여름의 초입이
빗방울을 떨구며 꽃잎을 가져갑니다.
오늘은 하루가 빗소리입니다.
운동을 하면서 빗방울 소리,
운동을 마치고 귀가 하면서 빗방울 소리,
귀가 하여 컴 앞에 앉으니 갑장님의 빗방울 소리!
참, 좋은 하루입니다.
고맙습니다. 강신명 시인님!
     
라라리베 18-05-12 23:27
 
오늘은 하루종일 햇살이 구름뒤로 숨어 있는 날입니다
마음도 낮은 하늘만큼이나 가라앉기 쉬운 날이지요
예전엔 비오는 날이 주는 습기가 싫어
해뜨기만 기다렸는데 이젠 어떤 날이나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앞서니 이게 나이를 먹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비가 오면 오는대로 햇살이 쨍쨍하면 한대로
다 아름답고 소중한 날들이지요
시인님 말씀대로 모두 다 참 좋은 하루입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덕 시인님
편안한 밤 보내세요^^
샤프림 18-05-12 22:37
 
비오는 날은 창밖을 내다보며
시인님같은 시 속에 머물러야 하는데
주말이면
이곳 저곳 애경사에 참석하느라
더 바빠지니
오늘도 비가 질척거린다는 생각을 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시인님 시에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라라리베 18-05-12 23:38
 
맞아요 차라리 일을 할 때가 오히려 짜여진 패턴대로 움직이니
더 익숙하고 편할 때가 많지요
저도 한참 직업전선에서 뛰어 다닐땐
일상이 지루하고 벗어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휴일에는 밀린 일들이 산적해 더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집에서 따뜻한 햇살아래 차 한잔 하는 것이
꿈일 때도 있었는데  이젠 너무 오래 익어 일의 능률도 안오르고
능력이 안따라주니 한참 일할 나이가 부러울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샤프림 시인님은 젊으시고 일하시면서 시도 지어내시니
저보다 훨씬 잘하고 계십니다

감사합니다 샤프림 시인님
즐겁고 편안한 밤 되세요^^~
두무지 18-05-13 09:14
 
빗속에 생각의 깊이가 샘물 같군요
떠난자와 남은자의 세계를 내리는 비가 아우르는지 모릅니다
이 세상에 없어도 생각의 깊이는 빗물처럼 스며드는
빗속에 세상이 어쩌면 오묘한 시간인지 모릅니다
젖을 만큼 젖어가며 생각의 길이를 끄집어 내게 하니까요
촉촉한 빗속에 푸름을 꿈꾸는 좋은 시간으로 이어지시기를 빕니다.
     
라라리베 18-05-13 19:31
 
빗방울이 하늘의 눈물이라면
그 눈물을 바라보는 풍경은 가장 애절한 마음이겠지요
축축함은 생각도 깊이 가라앉게 만드네요
두무지 시인님은 바다를 좋아하시니
비내리는 날도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두무지 시인님 샘물처럼 느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
김태운 18-05-13 09:55
 
비에도 발이 잇지요
줄기차게 걸어나오는 빗발
나는 마중물이 되기도 하지만...
지워지면 다시 그리워지는...

이만 뒷걸음질로 물러갑니다
감사합니다
     
라라리베 18-05-13 19:37
 
그렇지요 빗발이 거세질수록
그 위력은 대단하겠지요
자연의 조화로움을 따라 다니는 것이
지상에서 가장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이겠지요
비가 오는 날은 비와 예기하며 비와 가장 친하게 지내는 것이
가장 아쉬움을 덜 남길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운 시인님
평안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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