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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12 05:43
 글쓴이 : 활연
조회 : 228  

 푸른 밤靑夜

  활연





  해바른 창턱에 노곤한 볕살

  이른 한겻1) 먼지와 탁음 속에서 졸고 어둑한 한겻 새물내를 꺾다가
  무거운 에움길 들고 자정에 닿았다

  상앗빛 아침부터 짚검불이 후릿그물 끄는 한밤까지
  초롱꽃등 밝히고 쇠스랑볕에 구워 단단해진 무릿돌 책 낟가리 곁에 쌓아두고 물수제비 뜬다

  책갈피 사이 와디2)
  마른 먹으로 선분을 긋고 비눗방울 접선과 외각에서 청밀淸蜜을 펜 끝에 묻혀 나르는 문장

  허공은 캄캄한 버치3);
  물그릇은 야윈 바람에도 흔들리는데
  사방 오래4)로 쏟아지는

  별빛이거나 미래로의 물결이거나
  달에 쓴 내간체로도 닿지 않는
  기름 먹인 지도 한 장 구하려

  검은 깨알 박힌 점박이 행성
  고요한 수면을 향해 연신 푸른 피 각혈하며 무자맥질하는 밤



  1) 한겻: 반나절. 한나절의 반쯤 되는 동안. 하룻날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동안. 

  2) 와디(wadi): 건조 지역(乾燥地域)에서 볼 수 있는, 물이 없는 강(江).    

 3) 버치: 속이 우묵하고 위가 넓게 벌어진 큰 그릇. 

 4) 오래: 거리에서 대문으로 통하는 좁은 길. 집안과 문중. 한 동네 몇 집이 한 이웃이 되어 사는 구역 안.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5-17 15:47:10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라라리베 18-05-12 14:10
 
활연 시인님 오랫만에 인사드리네요

달에 쓴 내간체로도 닿지 않는 기름 먹인 지도 한장
그 지도 한장에는 지상의 고통을 사라지게 하는
길이 들어 있을까요
언제나 비책을 숨겨 놓으신 듯 품격있는 글귀에
곰곰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활연시인님^^
     
활연 18-05-12 17:54
 
반가워요. 잘 계시지요.
딸아이와 슬쩍 불화를 겪다가 오래전을 생각했지요.
지금은 둘다 대학생이지만,
고등어일 때. 밤샐 때.

늘 여왕의 오월 같은 시로, 자주 뵙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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