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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舊. 우수창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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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7-01 17:21
 글쓴이 : 라라리베
조회 : 182  

샤콘느

 

 

 

소리가 경계를 가르는 순간,

폐부를 찢는 망각이 송두리째 깨어난다

 

어느 봄날,

꿈으로 스며든 환영이 지나가고

윤기로 길을 내는 담쟁이 수런거림 속에

나무아래 꽃비를 맞으며

 

한 사람의 분홍이 지나고 또 한 사람이 노랑으로 지나가고

나는 방금 기댔던 연보랏빛 라일락을 칠한다

 

시간의 터널을 지난 공백은 저마다의 빛으로 길을 나선다

늪지와 가까워질수록 빛은 잘게 부서진다

깊은 곳 돌아 파장을 일으키는 호숫가 숲속 벤치엔

짙푸른 날들이 허물을 벗고

손을 맞잡고 빈 주머니를 오가던 한 시절의 열정을 소환하는

뜨거운 날의 사색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물길 따라 운무가 덮인 계곡을 오르며

 

어딘가에 번져오는 긴 저녁을 맞이한다

밤의 파편들이 튕겨 나가 활활 타오르는 떨림

 

폭풍의 언덕을 헤매는 히스클리프의 외침이 들려오고

달지 못한 주홍글씨가 바람에 몸을 씼는다

 

누가 원죄로부터 자유로운가

누가 이 우주로 던져진 바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쌓이는 돌멩이에 낭자하게 번진 선혈이 비극을 더 깊은 비극으로 들춘다

어둠에 갇혀 짓무른 눈초리, 붕대를 맨 검은 새떼들이 날아오른다

태풍의 눈을 지나온 대지는 어린 새들의 울음으로

한 문장이 빚은 침윤에 종식을 고한다

 

태양의 흑점이 사라지며

가장 낮고 작고 가난한 꽃들이 봉오리를 연다

 

서서히 밝아오는 시야

심장 뒤편을 흐르는 눈물이 빛의 조각들을 분사하며

슬픔으로부터 해방된,

 

또 하나의 글귀를 간절하고 찬란한 색으로 새겨 넣고 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7-10 15:57:16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임기정 18-07-01 21:36
 
라라리베시인님
선율을 따라 움직이듯
한 곡의 샤콘느를 음미하며 들은 듯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시인님 이곳에는 비가 종일 퍼 붓고 있습니다
건강유념하시고
늘 고맙습니다
     
라라리베 18-07-03 06:59
 
이 시는 비탈리의 샤콘느를 들으며 쓴 시입니다
저는 항상 음악을 들으며 같이 그려내는 습관이
있어서 먼저 음계 속으로 푹 빠져들곤 하지요
시인님도 음미하며 들으셨다니
그 울림을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임기정 시인님 감사합니다
지루한 장마, 빗소리에 몸과 마음이
다 젖는 때입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金離律 18-07-02 09:41
 
전지적 시점의 시선이 좋게 읽힙니다.^^
이런저런 말에 신경쓰지 마시고.....자신의 글을 위해 매진하시는 모습...
좋습니다.
댓글은 못 드려도...관심있게 읽고 있습니다. 좋은 시인이...되시길요...^^
     
라라리베 18-07-03 07:07
 
김부회 시인님 오랫만에 뵙습니다
전지적 시점의 시선,
자연에서 들려오는 모든 소리와 현상을 바라보며
솟구치고 두드리는 전율을 담고자 하긴 했는데
좋게 느끼셨다니 짙은 구름사이 한줄기 햇살을  본듯
설레고 기쁩니다
관심있게 읽어주신다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귀한 격려의 말씀도 잘 새기겠습니다^^
소드 18-07-02 10:41
 
`

아주 아주
안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닌데 아닌데 하면서
------스펙트럼님으로 착각을 했거든요-----도무지 님과 한뉘님을 착각했듯이
이왕지사 무너진 것 날라리 시인까지 읽어볼까?
호기심도 있지만, 참아보렴니다

전에 착각이 습관이 되어버린 것인지
제 원칙이 착각이 순식간에 허물어졌군요

뭔지 모르지만,,,,,,,
라라리베 18-07-03 07:12
 
소드님 안녕하세요
어떻게 그런 착각을 하신건지 도통 모르겠지만
오해가 풀리셨다니 개운한 일이네요
읽고 안읽고야 소드님 자유지만
제 시가 읽을 가치가 있다고 느끼실 때
마음 내키는 대로 편하게 보시고
좋은 시, 좋은 시간 이어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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