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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7-07 16:05
 글쓴이 : 달팽이걸음
조회 : 100  

거울을 깨니 내가 깨진다

 

 

 

비스듬히  있으니 비스듬하다

닫힌 것은 갇힌 것을 등호로 하는 

거울의 공식을 선호한다

거울을 깨니 내가 깨졌다

이제껏 나는 거울의 틀에

갇혀 네모나거나 동그란 거울의 

표정에 익숙하다

 

거울의 안쪽에 사는 나는 거울이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얼굴을 고친다

나는 변함이 없는데 여러 얼굴을 한다

도대체  얼굴이 어떨까 궁금해서

나를 보기 위해 거울 밖으로 나왔다

 

세상은 거울의  안쪽과 

바깥으로 연결된 면이 없다 

나를 보는 법을 학습한다

세상에 비치는 모습이 나의 모습이다

나를 보고 웃는 사람

찡그리는 사람

그저 무덤덤한 사람

나는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양이 된다

 

나는 없어지고 나의 이름이 나를 말한다

달팽이걸음이 닉인 나는 달팽이걸음을 걷는다

아버지로 바뀐다  씨로 선생님으로 아저씨로

순간 순간 변한다 

나는 참새의 날개를 가졌다가  매의 형상으로 변한다

발에 차이는 돌멩이었다가 아이들의 공깃돌이 된다

 

나의 진짜 모습을 보려고

던진 돌에 내가 깨졌다

거울을 깨니 내가 깨졌다

 

조각난 얼굴에서 피가 흐른다

거울에서 눈물이 흐른다

외면하며 나의 얼굴이 아니라고 한다

이상한 눈으로 갸우뚱거린다

 

상처를 어루만지며 나는 

거울의 면이 되어 벽에 걸렸다

나를 바라보는 각각의 시선에

온도가 있다

 

나는 따스한 게 좋다

차가운 눈은 내가 차가운 걸까

나의 온도는 사람의 온도이고 싶다

나는 거울이 아니고 사람일까

사람들이 내게 표정을 지으라 한다

나는 거울일까 사람일까

 

세상에 비추인 나와

거울 안의 내가 같아야 할까

달라야 할까 나는 거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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