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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1-12 00:36
 글쓴이 : 鵲巢
조회 : 615  

鵲巢日記 171111

 

 

     꽤 맑은 날이었다. 어제는 바람이 심하게 불었는데 오늘은 조용했다. 서울은 미세먼지가 좀 있을 거라는 말도 있었다만, 경산은 앞이 훤하게 트인 전형적인 가을 날이다.

     오늘은 빼빼로 날이다. 어제저녁에 출판사에 다녀온 일이 있다. 출판사 사장님으로부터 빼빼로를 받았다. 전에 출판했던 까치의 하루 鵲巢察記 6’이 제목 오타로 새로 찍었는데 이 책을 다시 받았다.

     8, 본점 문을 열려니 고양이 -리코가 뛰쳐나온다. 리코는 그간 새끼를 여러 번 낳았다. 도둑고양이로 보이지는 않는다. 어느 원룸에 누가 키웠던 고양이 같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언제나 지나면 안긴다. 이름을 이라고 붙였는데 본점에 일했던 옛 직원은 리코라 불렀다. 그래서 나도 리코라 부르기 시작했다.

     한동안 이 고양이는 보이지 않다가도 또 한 번씩 불쑥 나타난다. 그럴 때마다 리코야 하고 부르면 따라온다. 어떤 때는 도로 건너 막창집에 있을 때도 리코야 하면 따라오는데 오면은 고양이 밥을 주곤 했다. 근데, 오늘 차에 늘 조금씩 그 밥을 담아서 가지고 다녔지만, 어제 아침에 그만 비웠다. 천상, 마트에 가 캔 하나 사서 먹였다.

     아침을 국밥집에서 먹었다. 가을이다. 도로 가로수가 보인다. 낙엽이 꽤 많이 뒹굴고 누런 은행 이파리도 수북이 쌓여 있는 것도 본다. 날이 아주 선타. 국밥을 한데에 나와 앉아 먹었다. 따끈한 맛은 더욱 빛을 발한다.

     조감도 9시에 출근했다. 신문을 보고 있었다. 주말이라 신문마다 신간 소개가 눈에 띈다. 권상호 선생께서 책을 냈다. ‘, , 이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권상호 선생의 글은 늘 애착 있게 보았다. 특히 신문에 실은 한자를 통한 그 뜻을 풀이한 여러 사설은 꽤 읽을 가치가 있어, 빠뜨리지 않고 본 경험이 있다. 이 책을 바로 샀다.

     930, 직원 이 출근한다. 빼빼로 하나를 선물 받았다. 나는 빼빼로 다섯 통을 선물했다. 직원이 모두 출근하지 않았으므로 어떻게 하실 거로 생각한다.

     10시 본점에 커피 교육 시작했다. 오늘 새로 오신 선생은 총 4명이며 교육받으신 선생은 총 17명이다. 드립 수업을 했다. 질문하신 분께 나의 책 까치의 하루 鵲巢察記6’을 선물했다. 오늘 수업도 꽤 진지하게 했다. 아내 오 선생께서 애썼다. 드립 수업은 점점 묘미를 더한다. 한 사람씩 실습이 끝나면 드립의 중요성을 알 게 되고 나중, 주전자나 커피 및 서버나 거름종이와 드립관련 부자재가 나가는 데 적지가 않다. 하루 평균 매출 웃돌 때가 많아 흐뭇하다. 벌써 동 주전자는 다 나갔으며 서버도 동이 나기 일보 직전이다. 다음 주는 이들 제품은 새로 들여야겠다.

 

     찬이가 밥을 했다. 둘째 찬은 요리가 취미다. 와규는 아니지만, 스테이크 요리를 했고 순수 우리 것으로 김치찌개를 했다. 달걀부침도 했다. 달걀부침을 씹는 것하고 스테이크를 씹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스테이크는 턱이 아주 얼얼했는데 대조가 되는 것 같아 씹다가도 웃음이 일었다. 달걀 같은 일은 없을 것이지만, 스테이크 같은 일은 아주 진득한 맛이 우러나오는 법이다.

 

 

 

     땅

 

     땅에서나는모든 곡식은보약

     땅은집땅은우주 그러므로나

     땅에서나땅으로 다만가니까

     세상에보약처럼 나살았던가

 

     땅은모든어머니 따뜻이품고

     잉태하고생산한 어쩌면모두

     형제같아우리는 그소중함을

     우리는땅과같이 품어보았나

 

 

     오후, 마트에서 가벼운 찬거리를 샀다. 어머님 드실 우유도 몇 병 챙겼다. 오후 두 시 좀 넘어서 가 네 시에 촌에 도착했다. 단감은 따지 못해 홍시가 되었다. 올해는 이웃 간에 과일도 이것저것 많이 들어왔다. 어머니는 단감 좀 따가져 가라 했지만 경산도 옆집에서 또 직원이 감을 가져와 먹었다. 아주 많이 먹었다.

     어머니는 며칠 전에 다녀가셨던 외삼촌 얘기와 동생들 얘기, 그리고 마실 얘기도 하셨다. 얼마 전에는 자전거 타고 읍내 다녀오시다가 경계석에 부딪혀 넘어지셨다. 눈이 보이지 않았다. 당뇨가 좀 나았다가도 어떤 때는 그렇지가 않다. 혹여나 심하게 다치지는 않을까 삼갔으면 싶어도 운동 삼아 다니시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매번 조심하시라 해도 어머님은 거저 듣고 만다.

     아버지는 밭에 갔다가 들어오셨는데 저녁 드실 때 식사를 꽤 잘하시니 마음 흐뭇했다.

 

     저녁 늦게 영화 한 프로 다운 받아 보았다. ‘신의 한수세상은 고수는 놀이터지만 하수는 생지옥이라는 말, 배우 안성기 선생께서 맡은 역, 주님의 말이었다.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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