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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02 20:31
 글쓴이 : 鵲巢
조회 : 203  

鵲巢日記 180302

 

 

     맑았다. 바람은 어제만큼은 불지 않았다. 3.1절 맞아 카페는 많은 손님이 다녀가셨다. 낮은 더웠다. 기계를 들고 내리고 설치할 때였는데 땀이 날 정도였다. 매우 피곤했다. 기계를 들 때는 손발이 떨리고 업주의 말 한마디는 신경까지 예민하여 몸이 말이 아니었다. 밀양에도 내려갈 일이 있었으나 몸이 좋지 못해 가지 못했다. 택배 보냈다.

 

     엊저녁 심야에 영화 ‘1987’을 다운받아 보았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민주화운동에 최루탄 맞고 쓰러진 이한열 열사를 보았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민주주의가 상당히 발전한 것이다. 지금껏 민주주의를 쟁취하고 사회, 문화, 경제가 발전한 것은 이분들이 없었다면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80년대 학번은 군부독재와 맞서야 했다. 대모를 상당히 했다. 나 역시 80년대 학번의 끝자락이다. 신입생 때였다. 한 학기 시험을 한 번밖에 보지 않았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2 도서관에 앉아 기말시험 준비하느라 공부하고 있었다. 조용한 도서관에 도서관 탁자 위에 서서 여러분 기말고사는 무기한 연장되었습니다. 군부독재를 타도하기 위해 함께 길을 나서자고 외치던 총학생회 간부가 생생하다.’ 우리는 영대 정문을 지나 경산역까지 거리행진을 했으며 역전에 드러눕기까지 했다. 영대 앞 주도로는 물론이거니와 경산 시장통 지나는 도로까지 통제하였으며 군중과 학생들로 줄은 끊이지 않았다. 정말 대모 많이 한 시절이었다. 학교 정문은 광주민주화운동의 그 진상 사진이 붙었고 거리는 온통 최루탄 냄새였다. 참 세월 많이 흘렀다. 그때는 불손한 서적을 읽거나 그 어떤 글도 제재와 감시가  심했다. 지금처럼 마음껏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꿈같은 얘기다.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이 맺힐 정도로 진한 감동과 그때 상황을 오래간만에 느꼈다. 그때 상황을 이렇게 영화로 생생히 담아내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세월이 참 빨리 지나갔다.

 

     아침에 청도 가* 점장께서 다녀가셨다. 어제 주문하신 커피를 챙겨 가셨다. 아침에 커피 한 잔 내려 드렸다. 사람 사는 길은 누구나 비슷한가 보다. 점장님의 시집살이를 들었다. 점장은 올해 쉰 중반이다. 결혼 초는 시집살이 했지만, 지금은 시댁과 떨어져 사신다. 시 양가 어른은 아직 살아계시며 두 분 모두 고등교육을 받으신 분이다. 올해 팔순을 넘겼지만, 당시 서울 4년제 대학 나오셨다고 하니 대단한 집안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시어머니와 마찰은 가족과의 미묘한 감정을 쌓았고 마음 상한 일도 한두 번이 아님을 밝혔다. 자식 낳고 키우고 그러다보면 한 가계는 여러 모로 성장한다. 이렇게 성장하며 여러 고통을 감내하기도 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본가가 멀어 부모님이 내 가족에 큰 영향을 낄 칠 일은 없었다. 어머님께서 말씀이 많기는 하지만, 최대한 무관심으로 일조하시고 아버님은 그 어떤 말씀도 하지 않으시니 말이다. 그러나 처가가 여기서 가깝다 보니, 장인어른과는 서운한 일로 지금도 앙금이 가라앉지 않는다. 처가와 관계가 그러니 나는 명절 때 말고는 될 수 있으면 왕래하지 않는다. 명절에 처가에서 자고 온 일도 없다. 손은 안으로 굽는다. 굽은 손을 보면 더욱 그렇다. 가족이 되었으면 서로 이해하고 받아주면 덜 서운한 일이지만, 그렇지 못한 데 있다.

     나는 여태껏 집만 네 채를 졌다. 커피를 하고 사업을 확장했다. 중요한 것은 사업이 성장하면 그만큼 자금 수요도 증가한다. 급할 때는 가족밖에 없어 양가 어른께 자금을 조달한 적이 있다. 처가는 결혼 초에 돈을 빌려 쓴 적 있다.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카페리코 체인본부 건물 지을 때였다. 건물 오를 때 일이다. 자금이 모자라 처가 장인께 부탁하여 4천만 원을 빌렸다. 이중 반은 상환했지만, 그 때 일로 지금도 장인어른으로부터 취조 아닌 취조가 있었으며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일이다. 빚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깨우쳐 주신 분이 장인어른이다. 문제는 부모님으로부터 빌려 쓴 돈이 더 많았다. 그 금액을 얘기하자면 글로 다 쓰기에도 부족할 것이다. 이리 글을 적고 보니 나는 참 배은망덕한 놈이다. 이것은 내 가족을 위해 한 일이었지만 결코 용서받기 힘든 일이다. 이 일은 아무리 반성해도 모자란다.

     이제는 그 어디도 은행 말고는 돈 빌려 쓸 때가 없다.

     카페 조감도 사동점을 개점할 때였다. 곁을 보면 남들은 경산 시 돈을 다 번다고 얘기한다. 경영은 그렇지 않았다. 한 달 천만 원씩 적자에 6개월 겪으면 하늘은 노랗다. 경영의 부족자금은 고스란히 아버지가 됐다. 그 후, 1년을 넘겼을 때 그 금액은 상환할 수 있을 정도로 경영 정상화가 되었지만, 이런 얘기를 아내나 처가에 한 적이 없다. 그러니 시간이 지나면 모두가 그냥 보는 대로 잘 되는가 하며 다들 느끼는 것이다. 지금 내가 있기까지 가족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도움을 없인 여긴다면 나는 인간이 아니겠다. 그러나 이러한 도움마저도 형평성을 생각하며 도덕적이고 윤리적으로 처신하는 데 있다.

     어머님은 내가 있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셨다. 동생과의 불화를 일으킬 정도로 아들만 믿는 어머니다. 여동생은 모두 어머니와 등을 돌렸다. 시간이 지나니 이것도 동생은 수긍하는 자세로 변화하였지만, 사위는 지금도 등 돌려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어머니의 결단에 나는 불복할 수도 없는 처지다. 또 그것은 내 가족을 위하는 일이라 어머니 도움은 필수적이었다.

     사업은 본인만의 노력으로 이루기에는 어렵다. 여러 사람이 관여한다. 그 모두를 잘 이끄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합심과 통일이다. 그 어떤 목표를 두고 마라톤처럼 진행하는 것이 사업이다. 여기에는 돈과 인간관계에 인간의 그 어떤 감정도 두루두루 섞으며 푸는 과정의 연속이다. 그러니 해 거듭할수록 기는 소진하며 체력은 달리니 얼굴은 노랗게 떠 있기까지 하여 병자가 따로 없음이다.

     40대가 되면 지식의 평등이 오고 50대가 되면 외모의 평등이 오고 60대가 되면 성 평등이 온다. 70대가 오면 건강의 평등이 오고 80대가 되면 재물의 평등과 90대가 되면 생사의 평등이 온다고 했다. 나이가 들수록 모두가 거기서 거기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일은 있어야 한다. 참된 일은 내 감정에 성취감을 심어주고 삶의 보람을 준다. 그 일은 바른 일이어야겠다.

     나는 여태껏 내가 한 일에 남부끄럽지 않게 참 바른 일을 했을까? 나는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까? 마음이 심히 아프다.

 

     오후, 시지 카페 우*에 기존에 쓰던 기계를 빼내고 새 기계를 설치했다. 오전에 갑작스러운 고장으로 점장은 급히 전화했다. 수리해야 하지만, 기계 상태와 낡은 것을 볼 때 수리는 경제성이 맞지 않았다. 언제부터 기계에 관해 말이 있었는데 결국 일은 터지고 말았다.

     본부에서 기계 실을 때, 아내가 일을 도왔다. 현장에서 기계를 내릴 때는 점장 이 사장께서 도왔다. 점심때 출발하여 오후 3시 넘어 마쳤다. 몸이 아주 피곤하여 집에 들어가 쉬고 싶을 정도로 좋지 않았다. 신경이 꽤 쓰였다. 기계를 판매하는 것이라면 그나마 모를 일이다. 커피 쓰는 업체라 그 어떤 이문도 없지만, 미수로 두어야 하는 일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집에 창틀이 어긋난 지가 오래되어 바라야 하는 일과 이 일로 곰팡이까지 슬어 집수리 들어갔다는 말씀을 주셨다. 언제든 형편 되는대로 주셨으면 하고 말씀을 드렸다. 이 일로 오늘 밀양은 가지 못했다. 밀양 삼문동 근래 개업한 집에 커피를 배송해야 했지만, 택배로 보냈다.

     옥곡에 커피 배송했다.

     저녁 늦게 진량 대구대 조 선생께서 본점에 다녀가셨다. 헤즐넛 시럽과 화이트소스는 반품했다. 대체품으로 포타필터 하나 챙겨드렸다. 나중 상계하기로 했다.

 

     큐브라떼 30

                     -機械

 

     물이 나오지 않았다 바늘이 춤을 추었다 곧바로 서지 않았다 버튼을 누르면 바람에 흔드는 깃대처럼 차창 와이퍼처럼 흔들거렸다 그러다가 물 찔찔 나왔다 나는 커피만 짓눌러 다시 장착했다 그래도 역시 바늘은 춤을 추고 손은 죽 서 있었다 점차 떨어뜨린 한 방울은 마음을 다 적실 수 없었다 그런 한 방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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