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창작의 향기
  • 편지·일기

(운영자 : 배월선)

☞ 舊. 편지/일기    ♨ 맞춤법검사기

 

▷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작성일 : 18-03-11 23:04
 글쓴이 : 鵲巢
조회 : 212  

鵲巢日記 180311

 

 

     맑았다. 매실나무가 물오르는 듯 파릇하며 만지면 살이 탱글탱글 붙은 감이 있고 촉촉하며 가지가지마다 멍울이 곧 터질 듯하여 다음 주는 분명 매화가 곱게 피겠다. 조감도에서 내려다본 사동은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라 벌써 3층은 족히 지은 듯하고 건축용 자재가 여기저기 흩은 모습에 여러모로 산만한데다가 공사판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리까지 생각하면 어수선하지만, 귀가 성가실 만큼 소란스럽지는 않다. 오늘, 날이 포근하여 꽤 많은 손님이 카페 조감도에 다녀가셨다. 옆집이 문 닫아 조금 안타까움을 더했지만, 옆집 주차공간까지 사용하였음에도 많은 차가 올라와 카페는 교통까지 혼잡한 하루였다. 종일 온화한 날씨였다.

 

     아침 일찍 출근했다. 8시 조금 넘어 나왔다. 오전은 직원 가 있었다. 직원 , 조카 이 오후에 일했다. 커피 한 잔 마실 때였다. 창가에 보이는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보인다. 아래 치웠던 눈이 소복하게 쌓여 있다. 카페 정문이 북향이라 바라보이는 나무와 눈은 응달인 셈이다. 어제는 날이 더워 낮에는 에어컨을 조금 틀며 다녔다. 대구와 경산, 군데군데 눈이 녹는 모양을 볼 수 있었다. 본점은 날은 맑은데 마치 비가 오듯 물이 죽죽 내렸다. 지붕에 쌓인 눈이 녹아내리는 모습이다. 날은 점점 따뜻해질 것이다. 이달 중순이면 매화가 필 것이고 살구꽃도 피겠다. 이번 달 말과 다음 달 초면 벚꽃이 한 창 피겠다. 당분간 에어컨을 켜지 않아도 될 것이다. 에어컨을 생각하면 주식 생각이 많이 난다. 한동안 시장 분위기는 좋지 않아 빠져나왔다. 그 후, 주식은 더 내려간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대북특사가 있었고 트럼프의 자국 내 철강수입 제재에 관한 관세 부과 조치를 발표했다. 세계의 안보와 평화가 보장된 가운데 보호무역주의의 발동이 게시揭示된 것이다. 경제는 마이너스적 역량이라면 정치는 다소 긍정적인 분위기로 흘렀다. 삼성의 휴대폰 S9 출시도 한몫했겠지만, 전번 대비 판매량은 썩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주가는 올랐다. 연일 오르고 보니, 그대로 놓아두었다면 에어컨 값은 벌었겠다. 하지만, 미련은 없다. 그래도 에어컨 공사는 약 2천만 원이 들어가는 대공사다. 카페로서는 부담이지만, 이번에는 절대 공사를 추진해야 한다.

     이 일로 전에 견적 받았던 에어컨 사장에게 전화를 넣었다. 견적에서 좀 어떻게 되지 않느냐고 부탁했다. 사장은 꽤 반가워했다. 뭐 어찌 안 되겠습니까하고 대답했다. 세금계산서도 필요하다. 세금계산서는 그냥 끊어주겠다고 한다. 전에 견적에서 한 200 정도는 뺐으면 하고 마음은 있었지만, 부탁하기가 미안했다. 사장은 그런대로 맞춰 줄 의향이 있어 보였다.

 

 

     섬돌 2

 

     낡은 구두는 물에 잘 젖네 그러나 마르기도 빨라 툭툭 털고 신을 수 있네

 

 

     점심때였다. 부동산 업자와 어느 노부부께서 오셨다. 아래층을 보였다. 어제도 다녀가셨지만, 위층을 물었다. 약 서른다섯 평쯤 된다고 말씀을 건넸다. 물론 부동산 업자는 몰라서 물은 것은 아니다. 새로운 고객을 모셨으니 확인 차 물어본 것이다. 임당역 주변, 대다수 농지가 풀렸다. 곧 개발 들어간다는 말이 있다. 이 일로 이 일대의 땅이 꽤 올랐다. 어제 곽** 매점 점장은 대구 동인동 땅 47평을 47천만 원에 샀다. 내 땅은 54평이다. 빚이 2억이다. 팔아도 남는 게 없다. 25천을 내놨으니 5천으로 갑제동 이사 갈 비용은 충분치 않다. 건물을 지어야 하고 내부공사도 해야 한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 죽음을 맞는 것보다 무언가 움직이다 보면 살 궁리가 나올 거라 나는 생각한다. 주위 땅값보다도 훨씬 싸게 내놨으니 뭔 일이 생길 것이다.

     어제오늘 오신 부동산 업자는 내가 거래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다른 쪽 부동산 업계다. 부동산 캠*를 통해 광고가 나갔으며 캠*에 의뢰했다. *26천에 다른 쪽 부동산은 또 이 이상 부를 것으로 생각하면 프리미엄이 꽤 붙였다는 것은 안 보아도 느낄 수 있는 일이다. 부동산 업자야말로 내 소유한 것 없이 이리저리 중개하며 돈을 버는 것이 된다. 이 얼마나 재고 없는 장사며 구차하게 무엇을 지니는 것도 없으며 하루에도 몇 번 중요 고객께 연락하다가 물건을 보여주며 흥정하는 일이 전부니 괜찮은 직업임은 틀림없다.

 

     오후에 본부에서 책 읽으며 여러 가지 생각을 다듬고 있었다. 농협 다니는 친구 내외가 갑작스럽게 왔다. 나는 무척 놀랐다. 지나는 길이라 본점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아들이 이쪽으로 보냈다. 본부는 누추하기 짝이 없어 다시 본점으로 함께 걸었다. 친구 내외께 커피 한 잔 내 드렸다. 맞벌이 부부다. 모두 농협 다녀,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다. 돈 꽤 벌었을 것 같아 물으니 세금만 많이 냈지, 돈 번 것은 없다고 한다. 하기야 돈 많이 번 사람은 진짜 돈 벌었다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 하여튼, 친구는 작년 세금만 4천만 원 냈다월급쟁이라 자료가 명확하다는데 이유가 있다. 그러나 자영업자도 이제는 월급쟁이만큼 명확하다. 세금은 피해갈 수 없는 일이다. 지나는 길에 잠깐 얼굴 보고 간다는 것이 약 두세 시간 앉아 이것저것 대화를 나눴다. 역시, 친구는 퇴임 후의 삶이 고민이다. 고모역 가는 길도 만촌에서 시지 들어오는 길 모 건물까지 얘기해 주었다. 거기 카페하면 괜찮겠지? 하며 물었다. 지목한 장소는 모두 손색이 없는 곳이다. 문제는 투자비가 만만치 않은 곳이라 돈 제법 들겠다. 나는 중고 서점 겸 카페 하나 차리는 데 이제 소원이라 했더니, 부산 테라*사와 그 옆에 예스24가 운영하는 중고서점이 있다고 한다. 나는 가보지 못해 친구의 말만 들었다. 어마어마한 가 보다. 물론 커피는 그 옆 테라*사에서 주관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누가 벌써 이런 쪽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오늘 듣게 되었다.

 

     중고서점을 낸다면 나는 상호를 예전에 규장각이라 생각해 본 적 있다. 상표특허가 나오기는 어렵겠지만 말이다. 오늘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 또 하나의 상호를 떠올렸다. ‘만권각萬卷閣이다. 만권은 수많은 책을 말한다. 고려가 몽골 원나라의 지배를 받고 있을 때 충선왕이 있었다. 충선왕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어릴 때 매우 총명했다고 한다. 다들 그렇지만, 커서 문제다. 하여튼, 충선왕은 아비 충렬왕께 패륜을 범한 왕이다. 아비의 첩을 내쫓기도 했지만, 너무 심했거나 미안했던지 아비에게 예쁜 첩을 선사하기도 했다. 아비 충렬왕이 죽고 나서 그 첩을 취했다. 그 첩의 이름은 숙비라고 하는데 양귀비와 맞먹는 것으로 역사는 얘기한다. 숙비는 한때 거란군을 물리쳤던 김취려 장군의 현손녀다. 김취려 아들, 김전과 김전의 큰아들 김양감의 딸로 절세미인이었다. 언양 김 씨 집안이다. 한 번 시집간 적도 있다. 남편이 죽는 바람에 청상과부로 있었는데 충선왕이 어찌 이를 발견하여 부왕인 충렬왕께 바친 것이다. 하여튼, 충선왕은 고려정치에 진절머리가 났는지 연경으로 돌아가 만권당을 차려 놓고 라마교에 종일 빠졌다. 학자들을 불러 놓고 고담준론을 즐기며 술을 마시며 세월을 보낸 기록이 있다. 그러니까 만권당은 충선왕의 개인 서재였다. 하지만, 영 술만 마시고 학자와 토론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이곳은 원 학문의 중심지였으며 원의 쟁쟁한 학자들은 모두 이곳 출신이 많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만권당으로 이름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래서 만권각이다.

     전殿이 대궐 같은 큰 집이면 당은 사랑채 같은 작은 집이며 각은 크고 높다란 건물로 문이 달린 집이라 보면 되겠다. 궁전 같을 수도 있지만, 궁전같이 그리 큰 건물은 아니며 그렇다고 사랑채 같은 건물은 아니다.

     지금 옆집이 비었다. 권리금만 없다면 내가 인수하여 그 집을 모두 헐고 단단한 콘크리트로 다시 짓고 천고가 아주 높은 서재로 만든다면 경산 시민의 문화공간으로 안성맞춤이겠는데 모두 돈이다. 언젠가는 꿈을 이룰 것으로 생각하며 늘 그 생각만 가질 것을 다짐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887 鵲巢日記 18年 09月 23日 鵲巢 09-23 6
1886 鵲巢日記 18年 09月 22日 (2) 鵲巢 09-22 22
1885 鵲巢日記 18年 09月 21日 鵲巢 09-21 22
1884 鵲巢日記 18年 09月 20日 鵲巢 09-20 22
1883 鵲巢日記 18年 09月 19日 鵲巢 09-19 22
1882 鵲巢日記 18年 09月 18日 鵲巢 09-18 20
1881 세계의 내면화 공덕수 09-18 47
1880 鵲巢日記 18年 09月 17日 鵲巢 09-17 21
1879 鵲巢日記 18年 09月 16日 鵲巢 09-16 19
1878 청춘 스카이타워 이혜우 09-16 27
1877 鵲巢日記 18年 09月 15日 鵲巢 09-15 21
1876 鵲巢日記 18年 09月 14日 鵲巢 09-14 20
1875 鵲巢日記 18年 09月 13日 鵲巢 09-13 18
1874 아침에 공덕수 09-13 66
1873 내가 뿌린 씨를 한빛. 09-13 50
1872 鵲巢日記 18年 09月 12日 鵲巢 09-12 23
1871 鵲巢日記 18年 09月 11日 鵲巢 09-11 22
1870 현실과 상상 사이 (1) 소드 09-11 67
1869 鵲巢日記 18年 09月 10日 鵲巢 09-10 27
1868 鵲巢日記 18年 09月 09日 鵲巢 09-09 30
1867 鵲巢日記 18年 09月 08日 鵲巢 09-08 24
1866 鵲巢日記 18年 09月 07日 鵲巢 09-07 26
1865 鵲巢日記 18年 09月 06日 鵲巢 09-06 31
1864 뒤 바뀐 리모컨 이혜우 09-06 34
1863 기도 (1) 공덕수 09-06 87
1862 鵲巢日記 18年 09月 05日 (2) 鵲巢 09-05 31
1861 鵲巢日記 18年 09月 04日 鵲巢 09-04 25
1860 鵲巢日記 18年 09月 03日 鵲巢 09-03 29
1859 못난 갑질행세... 요소 09-03 60
1858 가슴 속에 천마리 귀뚜라미가 공덕수 09-03 71
 1  2  3  4  5  6  7  8  9  10    

 

select count(*) as cnt from g4_login where lo_ip = '54.161.71.87'

145 : Table './feelpoem/g4_login' is marked as crashed and should be repaired

error file : /board/bbs/board.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