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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13 00:07
 글쓴이 : 鵲巢
조회 : 207  

鵲巢日記 180312

 

 

     맑았다. 거리에는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있다. 바람은 크게 불지 않았다. 온화한 봄 날씨였다. 오늘 오후, 카페 조감도 건물 뒤쪽을 바라보다가 고라니 네다섯 마리가 무리 지어 뛰어가는 것을 보았다. 뒷산은 감나무밭이라 완만한 경사인데다가 나무 이파리가 없어 고라니가 뛰어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마치 동물의 세계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았다.

     애국가 작사를 누가 썼는지 알 게 되었다. 윤치호였다. 윤치호는 ‘105인 사건(데라우치 총독 암살 모의사건)’으로 수감됐다가 1915년 일제에 협조하는 조건으로 풀렸다. 그 뒤로 친일 행적을 보였다만, 애국가는 3.1 운동에도 불렸으며 항일 독립 의지의 표상으로 확고한 위상을 차지했다. 후대에 애국가 가사에 대한 논란으로 우리는 친일이라는 명목으로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 쓴 것으로 인정하는 일까지 일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전기를 쓴 이광수는 애국가 가사를 지었느냐고 도산 선생께 물었다고 한다. 선생은 거저 웃고 답하지 않았다(笑而不答)는 얘기다. 신간회 사건으로 안창호가 감옥에 갇혔을 때 윤치호가 보석금과 병원비를 댔다.

     힘과 권력, 그리고 사상에 자유롭지 못했던 우리 민족이다. 한때는 애국의 길을 걸었지만, 일제의 강압은 피해갈 수 없었던 한 지식인의 삶을 보았다.

     중국은 1인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시진핑이 아니라 시황제다. 주변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중국에 대한 리스크가 종전보다 더 높아졌다는 얘기다. 이는 정치에 대한 불투명성과 불합리성 더 나가 정당성이 더 악화할 거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작년 일만 보아도 그렇다. 사드의 보복 조치라든가 중국 내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대우와 우리 문화를 근절한 것까지 피해가 만만치 않았다. 우리의 소국 경제는 중국의 입김에 큰 타격을 입는다. 예전 마늘 파동이 그랬듯이 말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안개 같은 변수만 깔린 셈이다. 참 인상적인 것은 국가주석 임기 제한 폐지에 관한 개헌안 투표용지에 한글이 들어가 있다는 것에 조금 놀랐다. 소수민족에 대한 배려였나 싶다.

 

     점심때 부동산 사무실에서 몇 분 다녀갔다. 60대로 보이는 부부와 부동산 사무실 남녀 직원 한 분씩 다녀갔다. 밑에 내가 머무는 장소를 여러 번 보았고 위층도 안까지는 들어가지 않았으나 현관문 열고 넌지시 바라보았다. 집을 다 보고, 바깥에 한참 서서 부동산 업자와 여러 말을 하다가 갔다.

     하마 갔을까 싶어 나는 바깥에 나와 문을 걸어 잠그고 본점에 갔는데 또 마주쳤다. 저 앞에도 건물 하나 더 있습니다. 저기도 한 번 보고 가시죠, 했더니, 싱긋이 웃는다. 아니면 차라도 한잔하시고 가세요, 하며 나는 본점 쪽으로 걸어갔다. 뒤를 힐끗 보니, 부동산 업자는 고객과 본점 얘기를 하는 것으로 보였다.

 

     오후에 사동점에서 전화가 왔다. 아래 가져다드린 커피가 아무래도 맛이 좀 덜하다는 내용이다. *에서 납품받은 커피다. 본점 우리가 볶은 커피로 대체하기로 했다. 3시쯤 사동에 들렀는데 점장과 커피를 두고 여러 말이 있었다. 점장께서 뽑아준 커피를 맛보았다. 아무 이상이 없었지만, 점장은 커피에 대해 믿음이 없어 보였다. 본점에서 직접 볶은 커피를 한 봉 드렸다. 어느 쪽이든 괜찮으면 그것으로 거래하기로 했다.

     지난겨울이었다. 기계 값을 일시금으로 지급하기 어렵다고 해서 3개월 미수로 설치했다. 옛 매*점이다. 오늘 기계 대금 막대금을 받았다. 정말 감사했다.

     정문기획사에 다녀왔다. 동인 형님께서 부탁한 시집을 링-제본했다. 두 권이다. 형님께서 주신 글, 시집에 맞게 편집하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160쪽 가량이다. 2만 원 지급했다. 정문기획사 대표, 누님께 몇 가지 물었다. 신국판 크기로 590쪽 분량과 630쪽 분량의 책을 찍는데 비용이 얼마나 듭니까? 각각 백 권씩 100만 원이라 한다. 각 권 1만 원 정도로 보라 한다. 작년 냈던 鵲巢察記를 다시 다듬어 낼까 한다. 돈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자. 나를 위해 쓰는 돈이다. 듣는 것과 읽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들은 것은 역시 흘려버린다. 읽는 것은 비석에 새기는 효과를 낸다. 지금껏 내가 커피를 팔 수 있는 것은 책 때문이라 믿고 싶다. 그렇지 않더라도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책은 나의 종교다.

     오후에 어머님께 전화했다. 어머니는 그 어떤 종교도 마음에 두지 마라 한다. 정 마음 붙일 곳이 필요하다면 절에나 한 번씩 다녀오라 한다. 종교는 모두 거짓이다. 종교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종교의 경전은 읽고 마음 수양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종교를 믿기 위해 사람이 모이고 모이는 군중을 이용하며 나쁘게 활용하는 사람이 좋지 않은 것이지 종교는 나쁠 것은 없다. 마음을 수양하고 닦는 것은 매일 무엇을 읽고 내 가치관으로 나와 진정한 문답만이 내 영혼이 안정될 수 있음이다.

 

     저녁에 옥곡점에 커피 배송했다. 부동산 사무실에서 전화가 왔다. 이번에는 삼성현공원 쪽에 분양한 땅이 있다고 한다. 평수는 150평이며 평당 145만 원이라 한다. 무조건 사라 한다. 그냥 가지고 있다가 피 붙여 다시 팔아라 한다. 무슨 땅이 이리 많을까! 사람들은 모두 돈이다. 투자 종목은 여러 가지다. 주식도 부동산도 종목도 많고 어느 쪽이든 거품만 보인다.

     그나저나 내일 집 보러 오겠다고 누가 또 전화가 왔다. 그건 그렇고, 부동산 사무실에서도 아마도 곧 팔릴 것 같다며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점심, 저녁을 집에서 먹었다. 두 아들이 이제는 고등학생이다. 저녁을 혼자서 먹고 있는데 둘째가 들어온다. 어제는 국어공부하며 나에게 를 물었다. 신경림 시인의 농무와 백석의 시를 보았다. 시는 모두 비유다. 물론 운도 있지만, 까마귀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문장은 또 다른 해석을 낳을 수 있음을 설명했다. 가령 새카맣다. 삼족오다. 까마귀 소리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을, 오늘은 대학에서 배우는 학과에 대해 여러 물었다. 아빠는 왜 무역학과를 갔어요? 지금도 무역학과가 있나요? 없지. 지금은 국제통상학과로 바뀌었단다. 둘째는 살만 좀 빠지면 참 좋겠는데 얼굴이 너무 통통 부었다. 두 아들은 집 파는 것을 모두 반대했다.

     그러나, 오늘 하루 번 것보다 쓴 돈이 더 많았다. 직원 퇴직연금과 사대보험 자동차 할부금까지 합하면 무려 3,970,000원이다. 오늘 하루 쓴 돈이 400만 원이다.

 

     저녁 늦게 밀양 * 사장이 왔다. 집 앞 호프집에서 맥주 한 잔 마셨다. 커피 여섯 봉 가져갔다. 본점 마감하며 나오다, 마트 주인아저씨 뵈었다. 지난주 한 이틀 문을 닫았기에 무슨 일 있었느냐며 안부를 물었다. 동네 막창집이 이 집 앞이다. 막창집 바로 뒤땅에 부동산 업자가 원룸 건물을 지었다. 한 달이 다 되었는데 여태 한 사람도 입주하지 않았다. 이번 달부터는 이자를 내야 하는데 어떻게 할는지 혀를 찼다. 그만큼 이 동네는 상황이 좋지 않다는 얘기다. 문제는 물가도 계속 오른다는 것이다. 마트에 납품하는 업자와 실랑이하는 것이 하루 일이다.

     밀양에서 온 *사장은 지난달 일본에 다녀왔다. 일본은 제조업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서비스 시장에서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는 자생력을 키웠다. 서비스 시장은 세계 으뜸일 정도다. 우리는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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