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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6-30 22:08
 글쓴이 : 鵲巢
조회 : 32  

鵲巢日記 180630

 

 

     흐렸다. 장마철이라 끄무레하고 비가 올 듯 말 듯 우중충한 날씨였다.

     오전 10시 토요 커피 문화 강좌를 열었다. 새로 오신 분이 한 분 있었다. 청도 운문에서 오셨다. 이름이 이 *선 씨다. 나이가 동갑이다. 세상 세자를 쓴다고 했다.

     아침에 교육 소개할 때, 나는 늘 내 소개를 먼저 한다. 고향은 어디며 어느 학교를 졸업했는지, 커피를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이며 얼마만큼 이 일을 했는지 말이다. 고향을 소개할 때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물론 경산이 내가 보기에는 내가 태어난 고향보다는 좋은 점이 많아서 눌러앉았다. 산 높고 공기 좋고 과수농장도 많은 데다가 무엇보다 사람이 우리 고향보다는 더 많이 몰려 있는 것도 그렇다. 내가 만약 중국이나 일본에 있다면, 내 고향은 칠곡이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외국인이 물으면 가령 what your from? south korea.라고 대답하겠지, 그러나 여기는 경산이다. 나는 언제부터 이런 협소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을까? 경산에 살면서 어릴 때 함께 지냈던 친구가 없고 부모님도 여기에는 계시지 않는다. 그러니까 나는 사생아처럼 이곳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어제 부동산 업자와 소주 한 잔 마실 때였다. 노 사장은 소주 한 잔을 따르며 이렇게 말했다. 이제 말씀을 놓으시지요. 형님 그러나 나는 말을 놓지 못했다. 계속 말을 놓으라고 했는데 나는 계속 말을 높였다. 왠지 말을 높여야 할 것 같아서다. 괜히 놓았다간 험한 꼴 당하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도 없지 않아 있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여기는 고향이 아니니까, 그렇다고 지금 고향에 내려가 산다고 해도 나는 또 외톨박이가 된다. 진정 고향에 가면 또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돈 많은 사람이 전원주택지 사들여 거나하게 지은 주택이 빽빽이 들어선 데다가 어디를 보아도 예전 내가 코 흘리며 자랐던 그런 동네는 아무리 눈 뜨고 보아도 없다. 인생은 허무함의 연속이다. 늘 친숙한 것은 백지며 익숙한 것은 한 묶음의 종이 다발이었다. 그것이 진정 고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침에 교육 들어가기 전에 며칠 전에 읽었던 유시* 선생의 책 역사의 역사를 소개했다. 이 책은 옴니버스 형식을 갖춰 여러 권의 책을 소개한다. 이 중 사마천 사기가 나오는데 사기에 관해 잠깐 소개했다. 사마천은 지금으로부터 2,100여 년 전의 사람이다. 한 무제 때 사람으로 흉노를 정벌하러 갔던 이릉이 대패함으로써 이를 변론하다가 황제의 미움을 샀다. 그는 이 일로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이를 피하기 위해 궁형을 자처하였다. 그는 아버지 때부터 작업해 내려오고 있던 역사책 서술에 책임을 가졌다. 그가 지은 책은 太史公書였지만, 후한 시대 이후 사기라 명명했다. 왜 이 얘기를 했는가 하면 우리의 삶은 젊을 때까지는 잘 모른다. 시간의 깊이가 얼마 되지 않으니까, 그러나 50년의 세월을 보내면 이건 역사다. 이 역사 속에 정말 우리는 우리가 뜻하는 일을 바르게 행하고 있는지 말이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그 뜻을 세우고 바르게 알리려고 노력했는지 말이다. 한 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싶어서 말이다. 사마천의 사기는 동양 역사의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역대 왕조와 우리 한반도의 역사까지 직간접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고려 인종 때 김부식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는 이 사기의 형식을 빌려 삼국사기를 지었다. 우리의 고대사를 알 수 있는 현존하는 유일한 책이다. 이 책이 없었다면 우리의 뿌리를 알 수는 없었을 것이다. 물론 중국 25사가 있어 간접적으로 알 수는 있을지는 모르나 우리가 우리의 손으로 주체적으로 우리의 뿌리를 얘기한 건 이것이 가장 먼저다. 물론 현존하는 책 중에 말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하며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 것인가? 아침은 이러한 생각으로 여러 복잡했다.

 

     점심 먹기 위해 요리했다. 감자를 깎고 볶을 때는 참 우울하다. 비관적인 생각이 휩싸고 돈다. 그러나 오후 2시 조감도에서 M에 관한 강의를 할 때는 또 새롭다. 잘났건 못났건 간에 내 얘기를 들으려고 몇 명이 앉아 있는 가운데 발언권이 주어져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모두가 나이가 많다. 나는 적은 나이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여기서는 가장 어린 사람이었다. 강의는 그렇게 어렵게 할 필요는 없다. 그간 살아온 나의 역사를 얘기하는 것이며 내가 느낀 M의 역사를 말하는 것이다. 어제 배웠던 공자의 말씀이다. 제자입즉효弟子入則孝 출즉제出則弟하며 근이신謹而信하며, 그러니까 근이신謹而信 말이다. 그 어떤 말이라도 삼가야 하지만, 굳이 애써 한다면 그 말은 믿음이 있어야 한다. 내가 느낀 M은 무엇인지? 1년간 이 속에서 바라본 M의 실체는 어떤 것인지를 말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색깔이 짙다. 우리는 이 짙은 색깔을 옅게 하고 동질화하는 가운데 어쩌면 우리의 힘이 커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저수지만큼 어떤 색깔이 들어가 있다면 한 병의 물감은 저수지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댐만큼의 물은 동네 조그마한 저수지의 색깔로는 그 어떤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 자본주의는 자본이 지배하지만, 자본이 없는 사람은 여러 가지 기술로 자본을 축적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우리는 그 길을 걸었다. 1년간 말이다. 앞으로는 또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나도 모른다. 투자금액에 얼마만큼의 돈을 뺄 수 있는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작년보다는 배로 늘었다는 것과 어쩌면 이것이 나의 운명을 바꿀 수 있겠다는 아주 미약한 생각과 이렇게 모임에 참석한 사람 덕분에 역시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약간의 외로움을 벗어던질 수 있음에 안도한다.

 

     1, 기업의 실체를 얘기했다.

     2, M의 자회사다. M-face에 관한 얘기를 했다.

     3, GRC 성장 프로그램과 지금껏 진행한 상황을 얘기했다.

     4, 내가 들어간 시점과 증정받은 주식 수, 그리고 판매과정과 계정을 얘기했다. 작년 54,550만 원을 넣었다. 지금은 현금 찾아 쓴 것 말고도 계정은 순수 9,100만 원으로 증가했다.

 

     잘했건 못했건 강의는 끝났다. 마침 우리 쪽 라인인 지점장 김도* 선생께서 오셔 M에 관한 여러 가지 추가적인 설명을 가졌다. 역시, 오래 하신 분은 달랐다. GRC라든가 계정은 어떤 것인지 이러한 내용 같은 것은 필요가 없었다. 배가(배수)의 법칙 이것 하나만으로 동기부여를 제시했다. 1억을 첫 달 하루 넣고 가만히 놓아두는 것과 첫 달 첫날부터 매일 10원씩 배가의 법칙대로 놓아두면 한 달, 아니 한 달도 걸리지 않았다. 20일쯤 넘어서면 1(정확히 26일쯤)의 가치를 능가함을 보였다. M의 마케팅 실체며 이 마케팅으로 성장한 기업을 얘기했다. 물론 투자가는 모두 이에 버금가는 수익을 가졌다. 놀라웠다.

     옆집 콩누리에서 모두 식사했다. 말레이시아 현지 사정과 테디토* 회장님의 소식도 듣게 되었다. 훈훈한 시간을 보냈다.

     다시 조감도에서 차 한 잔 마셨다. 지점장 김도* 선생께서 며칠 전에 출판한 나의 책, 20권을 사셨다. 오늘 모임에 오셨던 모든 선생께 한 권씩 드렸다. 지면으로나마 진심으로 감사함을 표한다.

 

 

     수의 10

 

     새카만 불판이었다 베개 3장은 너끈히 얹을 수 있는 불판, 굵고 두툼한 베개가 실은 두 개였다 콩나물과 고사리 부추가 달려와 아래쪽에 자리 잡았다 베개가 익어갈 때 베개처럼 살지 못한 바퀴를 보았다 바퀴 자국에 고인 물웅덩이에 물고기 한 마리였다 오늘도 물고기는 하늘을 난다 제 몸이 타는 줄도 모르고 밤이면 별을 따고 낮이면 태양만 그린다 어느새 베개가 노릇하다 정신없이 그 베개를 자르는 바퀴가 또 있다 내일은 아무 탈 없이 잘 굴러 갔으면 좋겠다 다 자른 베개가 발까지 말끔히 씻어주면 더 좋겠다

 

     涸轍鮒魚학철부어, 수레바퀴 자국에 괸 물에 사는 붕어라는 뜻으로 위태로움을 말한다.

 

 

     論語 學而 7

     子夏曰 賢賢易色 事父母能竭其力 事君能致其身 與朋友交言而有信, 雖曰未學, 吾必謂之學矣

 

     자하가 말하기를 어진 이를 어진 이로 대하기를 마치 여색을 좋아하듯이 하고, 부모 섬김을 그 힘을 능히 다하여야 하며 임금 섬김을 그 몸을 바칠 수 있어야 하며 친구를 사귐에 말에 믿음이 있으면 비록 배움이 짧아도 나는 필히 그를 배운 사람이라 하겠다.

 

     현현역색賢賢易色은 여기서 현은 어질다 뜻이다. 근데 현이 하나 더 붙었다. 명사와 동사로 보아야할 문장인 셈이다. 현명한 사람을 현명하게 보는 것이다. 이것을 색() 즉 여자와 같게 보는 것 역()은 역으로 보느냐 아니면 이() 즉 쉬움이나 바꾸는 뜻으로 보는 것도 좋겠다. ()를 여()로 보는 사람이 지금은 많다. 즉 같다는 말이다.

     사()는 섬김을 말한다. ()은 다하다는 뜻으로 갈충보국竭忠報國이라는 말이 있고 갈택이어竭澤而漁라는 말도 있다. 전자는 충성을 다하여 나라의 보답하는 것을 말하는 것 같으면 후자는 연못을 말려 고기를 얻는다는 뜻으로 일시적 욕망에 의해 먼 장래의 일을 그르치는 것을 말한다.

     치()는 이르다 다하다 보내다 그만두다 받치다 등 여러 가지 뜻이 있다. 여기서는 치기신致其身으로 몸을 받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군()은 왕조시대는 임금을 뜻하겠지만, 지금은 나라를 뜻하는 것으로 읽어야 할 것이다.

     수()는 비록~할지라도, 로 읽는다. 미학未學은 배움이 없는 것을 말한다. 는 부정적인 말로 아니다 없다 아직 ~하지 못함을 말한다. 수왈미학雖曰未學은 아직 배우지 못했다고 해도 오필위지학의吾必謂之學矣 나는 반드시 배움이 있는 사람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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