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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23 23:54
 글쓴이 : 시민의소리
조회 : 233  
출근길..

나는 오늘도 굶은체.. 아니.. 굶어야 정상적인.. 삶의 보금자리.. 내 보잘것없는 작은 빌라에서 나왔다. 

별로 볼품없는 행세로 나는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길에 발걸음을 시작한다.

가기싫은 일터이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인지라 할 수 없이 가야하는 지긋지긋한 내 보금자리

80년대 철제로 된 낡은 책상하나에 아직도 xp를 쓰냐며 핀잔을 받는 고물 컴퓨터와 함께 하지만

그래도 입에 풀칠을 해주는 공간이라 나는 이 공간을 늘 사랑한다

바쁜 업무에 지친듯한 벽시계이지만 고맙게도 바늘과 바늘이 12에서 만나주면

건너편 부서의 못생겼지만 섹시한 몸매의 미스리와 도도하면서 별로 안 섹시한 미스리가 하이힐 소리를 내면서 
나가면 점심시간인지라 사무실은 으레 분주해진다.

두 아줌마인듯 아가씨같은 늙은 숙녀이지만.. 저 두여인이 슬리퍼에서 하이힐로 갈아타며 걷는 또각또각거리는 소리란 점심시간이면서 또한 반복되는 업무에 지친 자제과 동지들의 기다려지는 음식점 추적 60분인지라 삶의 양념아닌 양념의 소리로 각인된듯하다.

나는 한 1년전부터 길을 걷다 늘 맞은편 S생명 건물의 3층을 바라보는 버릇이 하나 생겼다.

S생명빌딩 3층

하얀 블라우스에 사원증을 목에 걸고 있는 자못 도시적인 분위기의 아름다운 그녀..

창가에 기대어 눈감고있는 그녀를 나는 가끔 보았다.

그녀도 나를 보았지만... 나같은 지나가는 평사원을 관심이나 가질려나.. 저 흔해빠진 하얀와이셔츠에 넥타이 차림의 남성사원이란.. 이곳 빌딩숲에서는 어렵지않게 볼 수 있는 갑남을녀의 하나일뿐

그닥 나는 기대하지도 않지만.. 드라마를 많이 본지라.. 눈을 그녀와 마주치면 왠지 설레임을 감추기 어려웠다.

우리 회사와는 별로 상관없는 보험회사인지라 별로 S빌딩에 들어갈 일은 없지마는..

왠지 점심시간이나 출장이 있어 내가 길을 걸을때면 이 S빌딩 3층을 바라보는 내 버릇은 이내 1년후 버릇으로 굳어지고 말았다.

저 여인도 삶이 무료해서일까? 아니면 나처럼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기계부품화된 자신의 모습에 지쳐서일까..

동지아닌 동지로서.. 피곤하고 바쁜 빌딩숲 동네에서 침묵의 동지로서 우리는 무언의 친구가 된듯하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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